노동은 왜 괴로운 것이 되었나

나는 일을 좋아한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다들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이것도 업무에 들어갈 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주말에는 재미있어서 일 관련된 책도 읽고 정리도 한다. 웹툰도 보고 넷플릭스도 보지만, 그것보다 이게 더 재미있다. 나에게는, 일과 관련된 생각을 정리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보다 더 재미있는 것은 많지 않다.

얼마전 마루에서 대표들의 1박2일 워크샵을 하며, 초기스타트업의 대표이사로써 할 수 있는 정말 솔직한 이야기들을 나눴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공감이 되었던 부분이 ‘열심히 일하는 것을 이야기하거나,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을 종용하는 것을 죄악시, 다시 말해 노동(일)을 나쁜 것으로 간주하는 문화가 무섭다’라는 이야기가 마음을 울렸다.

이전에도 한번쯤 정리해봤던 거 같은데, 사람들이 일과 관련된 삶은 크게 Employer vs. Employee 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결국 고용을 당할 것이냐, 고용주가 될 것이냐의 관점에서만 살펴보면 고용되었을 때의 내 local maximum는 분명하다. ‘적게 일하고 많이 받는 것이다.’ 어쩌면 ‘소확행’을 하는 것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항상’ 인생 전체의 global maximum일까? 아니, 조금 더 관점을 확장해서 보면 우리는 늘 ‘내 인생’의 employer일 수 밖에 없다. 내가 어떤 커리어를 하게될지 선택하게 되고, 그 중에서 직장을 선택해 지원하게 된다. 내 인생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가고자 한다면, 좀 더 자유롭고자 하면 내 경제활동에서의 내가 어떻게 이끌어나갈까를 생각하는 것이 global maximum라고 생각한다.(센드버드 김동신 대표님도 유튜브채널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하셨던 걸로 기억한다) 결국 삶은 선택하지 않으면, 선택 당한다.

물론, 모두가 주체적으로 살 필요도 없다. 근본적으로 일을 좋아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가 있을 것 같다. 그건 가치의 문제가 아니라 성향의 문제이다. 어떤 삶을 선택할지의 개인의 자유와도 관련이 있다. 다만 적어도 주체적으로 살기 위해서 내가 내 커리어를 좀 더 자유롭게 하기 위한 노력이 ‘가스라이팅’ 당하는 것으로 매도되는 것이 안타깝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최선을 다하는, live up to the fullest하고 조금이라도 나아지려고 하는 노력은 언젠가는 개인의 삶에 pay off 된다. 인생은 속도와 방향인데, 방향이 맞다면 그 선상에서 노력은 결국 그 사람의 성장을 배신하지 않는다. 적어도 매니저로써, 한 조직의 리더로써 최고는 직원들을 성장시키는 것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그렇기에 매니저로써 하기 제일 어렵지만, 어쩌면 꾸준히 해야하는 부분 중의 하나가 직원들에게 성장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체크해야 한다는 것이다.

random thoughts

최근 저장한 일기를 보니, 생각보다 생각을 정리한 부분은 공개하지 못하고, 오히려 내 감정토로에 가까운 일기만 공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 불확실성에 대한 역치가 높다. 하지만 모두가 나처럼 불확실성에 대한 역치가 높은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팀원의 불확실성에 대한 감정노동 관리를 해야 한다.
  • 판단이 정확하기 위해서는 편견이 없어야 하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믿어야 하기도 하다. 모두는 각자의 이해관계대로 이야기를 한다.

2주년

창업한 지 이제 2주년이 되었습니다. 정말 상투적이게도 시간은 너무 빠르게 흐른다는 것과 무엇을 상상해도 그것보다 몇 배 더 힘들다는 이야기 이외에도, 2주년을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기록하려 남겨둡니다.

갓 1년이 지났을 때는, 사실은 많이 뿌듯했습니다. 적어도 부끄럽지 않을만큼 최선을 다했고, 빠르게 PMF를 찾기 위해 정말 닥치는대로 만나고, 선택한 도메인(부동산)에 대한 지식은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유저들은 응원해줬고, 좋은 덕담을 들려줬습니다.

그런데 또 1년이 지나고보니, 기대보다 성장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꿈은 너무나 멀리 있었습니다. 1년이 지났을 때에는 조금만 노력하면 세상을 바꿀 것 같았는데, 우리 제품으로 사람들의 삶이 바뀔 거 같았는데, 또 1년이 지나버렸습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되돌아보니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은 있었습니다. 왜 그 때는 몰랐던 것들을 지금 깨닫게 되었을까요? 3년이 지난 후에 똑같은 후회를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 싶어 이 글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이상한 느낌이 들면 이상한 것이다 (?)

더이상 어떻게 표현하기가 어려운데요, 회고하면서 다시 정리해보면 분명 다시 보아도 ‘잘못된 결정’을 내린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잘못된 결정이라는 것은 꼭 (기대에 못 미치는) 나쁜 결과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결과라는 것이 내부요인 (팀 역량, 실행 능력 등) + 외부요인 (운 등) 의 총합이라고 하면,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요소인 내부요인을 점검해보는 것이 팀이 할 수 있는 최선이고 그 과정 중에서 들었던 생각은 ‘이상한 느낌이 들면 이상한 것이다’라는 말로 압축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다시 말해 모든 결정은 부족한 정보와 불확실성 안에서 결단 (=risk taking)을 필요로 하는 과정 중에서, 적어도 ‘이게 맞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미 온 우주의(?) 데이터가 저한테 경고를 보내고 있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저는 지난 1년 동안 가끔 저에게 보내지던 우주의 신호를 애써 흘려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를 돌아보면, 잘못된 결정에는 ‘회피’라는 기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정도까지 알아봤으면 괜찮겠지’, ‘이 정도 생각했을 때, 괜찮지 않나?’, ‘아마도 알아서 잘 하겠지’ ‘나는 이 분야는 잘 모르니까’ 라는 생각이 마음 속 불안이 자리하거나 할 때마다 스스로를 위안했습니다. 하지만, 신뢰와 회피는 다른 기제입니다.

초기 스타트업 대표는 잘하지 못하는 것, 또는 해본 적 없는 것을 리드해야하면서도, 결국은 모든 일의 책임을 져야합니다. 다시 말해, 내가 계획하고 실행하지 않은 부분에도 책임을 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잘 모르는 일을 리드하기는 어렵습니다. 스스로 배워서 실행하거나 혹은 팀원을 믿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전자는 마이크로매니징의 유혹이 있고, 후자는 위임과 신뢰라는 (허울좋은) 좋은 타이틀이 있습니다.

하지만, 알아서 잘 되는 것은 없고, (특히) 초기 팀에서 알아서 잘 되는 팀은 없습니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개선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 그냥 그게 당연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기에 믿고 맡긴다는 것이 때로는 회피가 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신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저에게는 그 두개의 차이를 배워가는 한 해가 되었던 거 같습니다.

오버커뮤니케이션 역량

그렇기에 저는 어쩌면 지난 1년 동안 그동안 보고 싶지 않았던, 제 자신의 부족한 점을 발견하는 한 해가 된 거 같습니다. 어쩌면 경험이 없던 역량이 빠르게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 fast learner라고 생각해왔는데, 3년차에는 그걸 실제로 증명해야 하는 한 해가 될 거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거의 대부분의 회사에서 대표는 PO의 역할을 하고 있고, 본질적으로 대표는 PO일 수 밖에 없습니다. PO의 가장 큰 특징은 ‘누구에게도 결정과 책임을 미룰 수 없고’, 과정이 무엇이든 ‘결과를 내야 합니다’로 표현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목표한 결과와 상관없이, 그 과정 중에 전 팀원을 그 과정에 몰입하도록 설득하고 이끌어야 합니다. 이러한 몰입과 설득에는 1) 유저에 대한 이해와 공감 2) 팀 내 오버커뮤니케이션 3) 제품에 대한 감각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위에서 저의 방어기제가 팀과 서비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와 마찬가지로, 제 역량 부족이 2)를 막았던 것 같고 3)에 대한 학습을 느리게 했던 것 같습니다.

오버커뮤니케이션은 정말로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고, 또 리더로써의 민낯을 드러낼 수 있는 과정이기에 어쩌면 회피하고자 했고, 그걸 팀원에 대한 신뢰라는 말로 덮어놓고 지냈던 것 아닐까 반성하게 됩니다.

Outro – 3번째 1년을 준비하며

처음 1년에는 부족한 저를 믿고 합류해준 팀원들에 대한 고마움을 가장 크게 느꼈다면, 두번째 1년에는 제 부족함이 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깨닫게 되는 한 해가 되었네요.

한 발자국 내디디면 그 다음 발자국은 좀 더 편해지리라 생각했는데, 그런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첫번째 문제를 풀고나면 더 어려운 문제가 주어지는 것처럼, 매 번 주어지는 문제에 최선을 다해야 하고 정말로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저는 이 과정이 아직 즐겁습니다. 일에 압도(intimidated)되다가도, 도파민 이상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유저의 피드백 하나로 갑자기 행복해지기도 하고요. 살면서 제 스스로의 행복이 어떤 외부 요인에 이렇게 연동된 적은 없었습니다만, 이 과정이 적어도 저를 작년의 저보다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3번째 1년차 회고에 부끄럽지 않을 수 있기를 바라며, 이번 한 해에도 열심히 몰입하고 현명하게 달려보겠습니다.

2주년

이제 곧 창업한 지 만 2년이 되어간다. 작년 이맘 때 쓴 글을 다시 읽어본다. 왠지 너무 부끄러워진다. 2주년 회고는 어떤 글로 채워지게 될까.


적어도 일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감정을 다스리는 것, 감정에 매몰되지 않는 것이 삶의 여러 부분에서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어렵다.


얼마 전, brain trust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무섭게도 나이들면서 (=경험이 쌓이면서) 정확도가 나아진다기보다는 자기확신만 강해지는 것 같아서 무섭다. 그리고 아마도 자기확신이 강해지는 것은, 점차 그 정확도가 높아져서 실행에 옮긴다기보다는, 그걸 실천에 옮길 수 밖에 없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책임을 지는 일에 익숙해지다보면, 그 무게를 잘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이 부분 또한 어렵다

How to lead

아직 나에게는 리더로써 고민해야 할 부분보다는, 실제적으로 실무적으로 고민하고 살펴보고 고민해야하는 일들이 훨씬 많다. 하지만, 조금씩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역할이 더 많이 기대된다는 것을 알고 있고 무엇보다도 이러한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타고나는 리더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만 하는 것 같다.

리더십은 다 다르다. 사실 이 부분이 나를 계속 괴롭히고 있다. 대부분은 카리스마 있는 비전형 리더십을 원하고, 그런 리더십이 더 많은 사람들을, 쉽게 따르게 한다. 또는 여성형 리더십이라고 섬세하게 사람들을 케어하고 할 수 있는 리더십도 있다고 한다. 그에 반해 나의 어떤 부분을 보아도 카리스마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내가 그렇게 섬세하고 예민한 사람도 아닌 거 같고. 물론 (다행히도) 외유내강형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평가해준 분도 있고, 누군가는 나를 어떤 상황에서도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 혹은 fake it till you make it – 내 리더십에 대해 확신이 들지 않아 창업을 할 때 제일 먼저 고민되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그냥 나는 매일매일 조금씩 발전하는 사람이 될 수 밖에.


  • Being authentic – be yourself

3가지 갖춰야 할 덕묵

  • Think and communicate clearly – clear vision and communication (simplicity)
    • Practice and practice / clear thought, clear communication – 별도로 시간을 내서 준비하고 연습하자
  • Good judgement about people – meet a lot of people + be self-reflective
  • Strong personal integrity and commitment – building trust

Year in review – 2022

올 한해는 정말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고,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모르겠다. 지금 정리하면서 든 생각은, 올해에는 회고를 연말에 하지 말고, 상반기 지나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비스와 팀 빌딩

[제품의 회고]

  • 유저의 숫자에 따라 더 큰 가치를 주는 기능이 있는데 (예. 유저가 적을 때 느끼는 효용 vs. 많을 때 느끼는 효용) 그 고민을 하지 않았다. 항상 서비스 기획 성공의 전제가 되는 사항들을 잘 점검하자.
  • 전략적인 목표를 먼저 생각하며 그 다음에 서비스 방향을 기획했어야 한다 – 유저 유입이 우선 순위였다면, 먼저 유저 유입에 가장 우선 순위인 부분을 먼저고려 했어야 한다

가장 큰 회고의 포인트는 “우리는 ‘어떤 유저’의 ‘어떤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충분히 문제가 정의되지 않은 것이다 – 풀고자 하는 문제가 정의되지 않았기에 그 다음의 서비스 기획을 하면 안된다. 다시 말해, 아마존의 ‘working backwards’가 중요한 지점은 바로 이 부분이다. 분명하게 ‘어떤 유저’의 ‘어떤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지 설명할 수 없다면 충분히 좋은 문제를 찾았다고 할 수 없다.

[팀 빌딩의 회고]

  • 빠르게 결정 내리고,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것만이 작은 팀이 큰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할 수 있는 채용 전략 중 유일한 방법이다.
  • 작은 팀일수록 채용은 공격적으로 진행한다. 우리가 우리를 믿지 않는다면, 누가 우리를 믿어줄 것인가.

[개인 회고]

  • 내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발전하긴 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내 스스로의 감정은 예전보다 더 잘 컨트롤 하게 되었지만 아직 두괄식으로 명료하게 이야기하기에는 시간이 든다
  • 내 매력지수 – 어떻게 하면 더 매력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까?
  • 자신감을 갖자. 내가 제일 많이 알고, 제일 많이 고민해봤다. 팀에서 이걸 뛰어넘는 사람이 나온다면 좋겠지만, 그것을 바라는 것은 내 과욕이다
  • 어떤 선택들은 정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조직 내 전체적인 불안레벨을 낮추고,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 여유 시간을 가져야 한다. 제일 많이 행동하는 사람이 리더가 아니라, 제일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사람이 리더다.

폐쇄형 커뮤니티의 고민 (1)

커뮤니티 서비스의 초반 성장 – 유저의 바이럴 효과와 네트워크 효과

커뮤니티 서비스는 한번 자리가 잡히고나면 인기있는 서비스 형태입니다. 그러나, 초반 유저의 유입이 어렵고 어떤 서비스의 임계점을 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 경우 유저 유입을 위한 바이럴 효과와 네트워크 효과를 노려야 합니다.

유저 바이럴 효과란 ‘유저가 유저를 불러모으는 것’ 이며 유저 네트워크 효과란 ‘유저가 모여있기에 서로 가치를 느끼는 것’, ‘유저 한명이 추가로 네트워크에 들어올 때마다 그 자체로 네트워크에 있는 다른 유저들에게 가치를 더하는 것’입니다. 이 두가지 효과는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만, 조금 다릅니다.

바이럴 효과는 네트워크 효과가 있을 때 더 쉽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네트워크 효과가 있다고 하여 항상 바이럴 효과가 쉽게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하면, 페이스북 초창기 같은 학교 지인끼리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했을지 몰라도 학교 내 지인이 없는 경우 바이럴 효과가 발생하기 어렵습니다. 다시말해, 커뮤니티의 네트워크 효과는 더 많은 유저가 참여할 경우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반면, 바이럴 효과는 몇가지 전제조건을 갖춰야 합니다.

따라서 커뮤니티 서비스를 만들 때에는 이 2가지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며 특히 1) 서비스 초기 폭발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 바이럴 효과에 대해 계속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2) 바이럴 효과를 만들기 위해, 네트워크 효과의 어떤 점 (유저가 느끼는 가치)이 유저에게 어필되는지 생각하며 3) 바이럴 효과가 발생하기 위해 추가로 어떤 전제들이 충족되어야 하는지 계속 고민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먼저 커뮤니티 서비스의 네트워크 효과의 유저 가치 제안 (유저들이 네트워크 효과를 느끼는 포인트) 을 살펴보고 일반적인 커뮤니티 서비스의 사례를 살펴보려 합니다.

  • 일반적인 커뮤니티 서비스의 유저 가치 제안
  • 일반적인 커뮤니티 성장의 사례
  • 폐쇄형 커뮤니티 서비스의 어려움

커뮤니티 서비스 네트워크 효과의 유저 가치 제안

유저가 유저를 불러모을 수 있도록, 커뮤니티는 유저에게 어떤 가치제안을 해야할까요? 유저 가치 제안은 쉽게 말해, 유저가 해당 커뮤니티를 써야할 이유, 혹은 써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결국 ‘유저가 이 커뮤니티에 왜 들어오고, 또 유저는 이 커뮤니티에 참여함으로써 다른 유저들은 무엇을 추가로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한 답변입니다.

통상적으로 커뮤니티 서비스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유저의 선택을 받습니다

  1. 필요한 궁금증 해결 – 특정 주제에 관해 궁금한 것이 있을 때 비슷한 경험과 지식을 가진, 혹은 선행하는 경험이나 지식을 가진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궁금증을 해결합니다. 예. 초고대졸닷컴의 오픈챗방 운영사례 (링크)
  2. 유대감 – 비슷한 (예. 정치커뮤니티 등)

2번의 경우, 처음 시작한 커뮤니티에는 트래픽이 없기에 바로 줄 수 없는 가치이며, 그렇기에 보통 1번의 경우 커뮤니티 내 소위 말하는 구루를 트래픽에 영입시키거나 (예. 레딧의 카르마 높은 구루), 혹은 창업자 그룹이 그 역할을 수행합니다. (예. 디스코드) 이렇게 특정 그룹의 사람들에게 어필함으로써 입소문이 나게되고, 점차적으로 2번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커뮤니티 성장 레버

1번을 위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커뮤니티 성장 전략으로는 커뮤니티 내 콘텐츠를 쌓고, 그 콘텐츠를 바이럴 시켜 어필되는 특정 타겟 그룹을 유입시키는 방법입니다. (예. 오늘의집의 인테리어 콘텐츠)

유저가 직접 퀄리티 높은 콘텐츠를 만들어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컨텐츠 매니저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콘텐츠를 만들고 (예. 커뮤니티에 들어온 유저들이 궁금한 부분에 대해 답변을 해줌) 1번의 니즈를 해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바이럴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렇게 콘텐츠를 활용하는 방식을 통해 성장하려는 경우, 특정 커뮤니티는 유저들이 커뮤니티에 와서 얻을 수 있는 구체적인 질문과 욕망을 나열하고, 그 부분이 해결해줄 수 있는 부분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이 궁금한 것인가? (예. 관절 환우 커뮤니티)
  •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궁금한가? (예. 월드캅 16강 최고 수훈 선수는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이 커뮤니티 만의 고유한 콘텐츠는 무엇인가?

이러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커뮤니티는 끊임없이 이 콘텐츠를 바이럴 재생산하며, 비슷한 세그먼트의 유저들을 유입합니다. 그리고 그 유저들의 유입자체가 새롭고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나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듭니다.

그렇기에 콘텐츠를 기반으로 성장한 커뮤니티의 경우 대부분 서비스적 공통점이 있습니다.

  • 웹부터 시작, 또는 웹만 제공 – 앱 다운로드의 허들을 없앰
  • (유저들이 많다면) 다른 사람들의 콘텐츠부터 확인할 수 있도록 제공
  • 유저 직접 공유가 쉬움 – 서비스 내 공유 기능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바이럴 시킬 수 있도록)
  • 짧은 시간 내에 직관적으로 관심을 끌만한 콘텐츠 제작 및 배포 – 이미지 및 동영상

폐쇄형 커뮤니티의 어려움

이 부분이 폐쇄형 커뮤니티 성장 전략의 가장 어려운 부분 중의 하나입니다. 우선, 폐쇄형 커뮤니티이기에 내부에서 일어나는 커뮤니케이션을 유저가 바로 외부로 콘텐츠화 시키기 어렵다는 지점이 어렵습니다. 폐쇄형 커뮤니티의 차별점이 바로 ‘우리끼리’ 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대한항공 조현아 사태 시 대한항공 직원이 아니라면 해당 이야기를 직접 볼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폐쇄형 커뮤니티의 경우 유저에 의한 네트워크 효과가 오픈형 커뮤니티에 비해 반감되는 효과가 있으며 활성화하기에 더 큰 어려움이 있습니다. 다음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폐쇄형 커뮤니티의 네트워크 효과를 어필하며 바이럴 효과를 살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주니어란

어쩌다보니 서울대/연대 부동산 학회 가서 발표하고, 좋은 주니어를 설득해보겠다고 뒤풀이까지 가서 요즘 세대들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쩌면 주제넘게 꼰대짓을 하고 온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이것도 경험이라고 정리 차원에서 기록해본다.

  • (IT 회사에 관심이 있는데)대기업 A와 대기업 B사이에서 고민 중이에요
  • (전공이 건축 쪽이기에)시공사에서 인턴을 했는데, 해보니 너무 답답해서 유학을 가고 싶어졌어요
  • 왜 대기업보다 스타트업이 나은 옵션이 될 수 있을까요
  • 창업도 고민하고 있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아이템은 어떻게 잡으셨나요
  • 왜 창업을 하셨나요?
  • 좋은 주니어란 어떤 자질을 갖고 있고, 어떤 사람인가요? 어떤 사람을 뽑으시나요?
  • 여성으로 커리어를 이어가기 어렵지 않은가요

아마 갓 졸업할 때 쯤의 나에게 이런 이야기 했었다고 하더라도 내 자신도 전혀 무슨 소리인지 몰랐겠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내가 했던 실수를 그대로 하지 않기를 바라며.. (물론 우리회사의 밸류나 BM에 대해서 물어보는 즐거운 질문도 있었지만..)

(IT 회사에 관심이 있는데) 대기업 A와 대기업 B사이에서 고민 중이에요

이 질문을 받고 사실 좀 충격적 이었다. IT분야에서 A회사와 B회사는 매우 안정적인 대기업이지만, 소위 말하는 ‘네카라쿠배당토’도 아니고, 안정성을 빼고 커리어 발전 측면에서는 정말 적은 옵션을 제공하는 회사들인데 커리어초반에 그런 고민을 한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물론 대기업을 가는 분명한 이점 – 적어도 어느 정도의 ‘허들’을 넘고 ‘기초적인’ 트레이닝을 거쳤을 것으로 예상되는 인재 – 도 설명하긴 했지만, 아무리 봐도 내 입장에서는 ‘네카라쿠배당토’보다 그 대기업이 우선순위에 놓여지는 것은 이해하기 너무 어려웠다.

물론 내가 졸업할 때, 대기업에 가는 것이 ‘유학’이나, ‘고시를 포함한 금융권 공기업’에 비해 별로라고 그걸 마치 서열매기듯이 따지는 사람들도 있었고, 나는 내 스타일 따라 막 선택(?) 했었는데 – 다 가는 증권사, 은행을 안가고.. – 만약 다시금 선택을 돌릴 수만 있다면, 당시 설립한 지 몇 년 안되는 네이버에 들어갔을 것 같다. 물론, 내가 들어간 첫 회사에서 겪었던 많은 일들이 ‘나의 성향’과 ‘관심사’를 확실하게 해줬지만.. 다시금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뭣도 모르는 그런 선택에 2.5년을 허비했다는 것은 다시 생각해봐도 너무 아쉬운 것 같다.

왜 대기업보다 스타트업이 나은 옵션이 될 수 있을까요

어쩌면 이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 이 글을 정리하게 된 것 같은데, 물론 대기업보다 스타트업이 나은 옵션에는 몇 가지 제한조건이 붙는다. 적어도 내가 성장할 시간만큼 회사가 버텨줘야 하고, 버티는만큼 나에게 좋은 롤모델이 될 사수가 존재해야 하며, 성장하는만큼 나에게 많은 권한과 책임을 위임해줄 여유가 회사에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만족하는 회사가 많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저 조건을 만족하는 좋은 조건의 스타트업에서의 1년은 대기업의 2-3년에 맞먹는 일들이 일어난다. 대기업에서 하나의 서비스를 제대로 하려면 수많은 결제라인(?)과 소명/설득작업을 거쳐야 하며 실제로 실행 후 배운 것들을 온전히 내 것으로 가져오기 위해서 버텨야 하는 긴 사이클과, 더 최악의 경우는 기껏하던 일들도 사업 자체의 문제보다는 조직전체의 문제 – 조직개편 등 – 으로 인해 접힐 수도 있는 반면, lean한 테스트를 강조하는 스타트업의 경우 이 전체 싸이클의 주기가 매우 짧고, 임팩트 위주의 결정을 내리며, 작은 성공부터 큰 성공까지 드라이브할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 다시말해 스타트업의 1년은 대기업의 1년과 다르다. 이 햇수가 누적되면 2-3년 차 이후부터는 많은 차이를 만들어내는 토양이 된다고 (개인적으로) 믿는다.

물론 스타트업은 빠른 시간 내에 무엇인가를 이뤄내야 하기에 업무강도도 높고, 치열하게 하더라도 맨땅에서 하는만큼 실패할 확률도 높다. 그렇지만 1년에 52주, 총 40시간*52주 = 2,080시간, 1개의 프로젝트를 서포트하고 실제 출시하지도 못하고 보내는 시간과, 4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직접 담당하는 경험의 깊이와 폭은 전혀 같을 수 없을 것이다.

(나머지 질문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정리는 차차 시간 나는대로 정리해보려 합니다.)

부족함

스스로 보이는 부족함이 가끔 너무 싫다. 나는 왜 그렇게 말하는 것일까, 말하고 후회하는 것인가, 왜 놓치는 게 있었던가, 왜 못봤을까, 왜 내 체력은 늘 이 모양일까, 왜 나는 느린걸까.. 다행인 것은 내 부족함과 다르게 매일 아침 내 마음은 모두 리셋이 되어, 매일 아침 어쩌면 무엇인가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나를 유일하게 지탱하는 내 유일한 장점.

생각 많은 밤

어쩌면 이메일 보내고, 내일 미팅에서 이야기할 내용을 정리하고, 프로모션 페이지 만들고 자야할 수도 있는데 이렇게 창문 열고 시간 축내고 있다. Do you know me, really?

어쩌면 정말 나도 모르는 나를 잘 아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