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실패

채용의 실패는 2가지로 귀결된다. 채용해야할 사람을 채용하지 못했을 경우, 그리고 채용하지 않았어야 할 사람을 채용한 경우이다. 한국의 고용시장이 경직된 부분을 차치하더라도 (사실 이 부분이 정말 기업 입장에서는 크리티컬하지만) 팀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채용하지 않았어야 할 사람을 채용한 경우이다.

이를 다시 한번 자세히 설명하면, 채용해야할 사람을 채용하지 못했을 경우에 팀에 생길 수 있는 가장 큰 리스크는 ‘그 훌륭한 사람 덕분에 팀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는 것이지만, 채용하지 말아야 할 사람을 채용할 경우 기존의 채용했던 모든 구성원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더 나아가 그 사람 이후에 채용될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바로 채용에 실패했다고 느낄 수 있는 경우가 무엇일까. 기대했던 것보다 아쉬운 개인 퍼포먼스,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무서운 부분은 ‘바람직하지 않은 문화’를 만드는 사람인 것 같다. 회사에서 문화라는 것은 일하는 방법의 총체적인 방법 (바람직하거나, 적어도 수용될 수 있는 범위라고 여겨지는 그 모든 것들)을 일컫는 모든 방법인데, 이 문화라는 것들은 어떤 사회 규범과도 같아서 한번 그것이 괜찮다, 혹은 바람직하다고 여겨지기 시작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예를 들어, 누군가 회사 돈을 슬쩍하여 개인적으로 썼다고 가정해보자. 회사에서는 해당 직원에게 경고 후 해당 금액을 받아낼 것이다. 만약, 그 행동이 들키지 않았다면 주변 동료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줄까? 설령 적발되어 회사에 경고를 받고 해당 금액이 회수되었다고 하면, 회사는 재발을 막기 위해 규정을 신설해야 할까?

다시 말해 회사에 정말 좋지 않은 사람은, 그 사람 때문에 새로운 일하는 규칙을 만들어야 하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그런 규칙을 일일이 다시 주지시켜야 하는 팀원은, 적어도 high maintenance 범주에 들어가거나 같은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팀원이 아니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어쩌면 올해 가장 힘들었던 결정 중의 하나는, 이런 생각의 바탕에서 이뤄졌으며 어쩌면 당연한 것을 뒤늦게 알았던 내 실수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적어놓는다. 우리 회사에 채용되지 않았어야 할 분이 채용되어, 급한 마음에 잘못된 판단을 한 내 마음을 다시금 되돌아보며, 그 분의 무운과 행복을 빈다.

1주년

법인을 내기로 한 지 이제 1년이 되었습니다.

창업을 하면서 결심한 몇 가지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 했던 다짐 중 하나는 창업 후 2-3년 내에 해당 영역에서 제일가는 전문가가 되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적어도 창업을 하면서부터 나를 믿어준 사람들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했고, 지난 1년 간 정말 시장을 알기 위해서 시장의 이해관계자와 서비스 유저, 잠재 유저를 닥치는대로 만나고 인터뷰하고 무엇이 부족할까, 어디에서 기회가 있을까 고민해왔습니다.

우습겠지만 1년 전에 가끔씩 시공사와 시행사, 재개발과 재건축을 헷갈리게 썼던 저는 주택법, 도시정비법을 찾아보며 종종 멋진 용어도 쓰게 될 줄 알았으며, 왜 시장이 변하고 있지 않은지 그 관성을 깨기 위해서는 어떤 시도가 있어야 할 지 이 생태계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더 다행이라면, 이러한 제 자신이 재미있고, 여전히 즐겁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생길지 두렵기도 하지만, 또 우리가 왠지 바꿔갈 수 있을거라는 기대에 설레이기도 하고요.

이런 무지랭이 같았던 나를, 그간 일면식도 없었던 저에게 콜드콜, 소개 등을 통해서 시간을 내어준 H, P, D, S 시공사의 도시정비팀, 분양팀, 분양마케팅 대행 업체, 분양시행사, 건축 설계 업체, 정비용역 업체, 각 단지의 재건축 및 리모델링 추진위원들, 조합원들, 그 외에도 기꺼이 시간을 내어 해준 유저 인터뷰, 블라인드와 네이버카페, 오픈채팅방에서 인터뷰에 응해준 수많은 분들에게 정말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말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합류해준 팀원들에게도 – 이 정도의 인연이라면 전생에 최소한 같은 전장에서 싸웠던 전우 정도는 되는 거 아닌가 – 하는 생각도 들만큼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21세기, 아니 22세기에도 종이와 사람으로 업무를 하는 이 영역이 우리에게 어떤 기회로, 또 우리가 어떤 결과로 증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희의 가능성을 보고 지지해주는, 응원해주는 사람들 덕분에 꼭 성공해야겠다는 오기도 생기고 또 정말 잘해내서 증명해보이고 싶네요. 매일매일이 즐겁기만 했다고는 말할 수 없었던 1년이었지만, 가끔은 밥 안먹어도 배부르고, 밥 먹는 것도 까먹었던 1년이었습니다. 또 다음 1년도 그렇게 몰입하며 즐겁게 달려보겠습니다.

재건축/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가 ‘얼마집’을 써야하는 이유

아파트 소유주 자동인증 커뮤니티는 누구에게 가장 의미 있을까요?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자산 중, 어쩌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분명한 시점이 존재합니다.

  • 내 행동이 내가 소유한 자산의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경우
  • 소유권의 가치나 소유권 자체에 대한 변화가 조만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1억원 어치를 매수 또는 매도하려고 고민할 경우 당연하게도 관심이 높아집니다. 과연 이 가격에 매수하는 것이 맞을지, 혹은 매도하는 것이 맞을지, 앞으로의 가격은 어떻게 변화할지 – 나의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고려하며 온갖 정보를 모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앞으로 내 행동에 따라 소유한 자산의 가격의 영향을 줄 수 있는 특정 이벤트가 생긴다면 – 내가 삼성전자의 주가가 2배가 될 수 있는 결정을 할 수 있다면 내 결정에 따라 큰 영향을 줄 수 있기에 더 깊게, 더 많이 신경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조건에 부합하는 경우가, 내가 소유한 아파트 단지가 재건축을 추진하거나 또는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경우입니다. 재건축/리모델링 대상의 아파트는 준공 이후 15년차 이상이라면 리모델링, 30년차 이상의 아파트는 재건축을 추진하는 기본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안전진단 등의 인허가 여부를 차치한다면, 10년 내 전국적으로 460만호가 그 대상이 되는, 현재 존재하는 아파트 단지는 언젠가 한번쯤은 겪어야 할 일입니다.

재건축 및 리모델링 사업 추진의 어려움

[그렇다면 이 수많은 사람들이 당장, 혹은 조만간 겪게될 문제점은 무엇인가]

재건축 혹은 리모델링 사업은 평균 연한 13년 (리모델링의 경우 7-8년) 정도 걸리는 장기사업이며, 사업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수천억원 내지는 조단위의 엄청난 규모의 사업입니다. 그렇기에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의한 조합 비리 등의 이슈가 자주 불거지기도 하지만, 매 사업별 진행이 상당한 전문성을 요구하기에 대부분의 조합의 운영이 조합 임원들에 의해 결정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조합의 비리가 끊이지 않는 근본 이유는 조합원들의 의사결정이 왜곡되기 때문입니다. 조합 업무의 많은 부분들은 조합임원들에 의해 이뤄지지만 그 최종 결정은 (조합의 일정 지분을 보유한) 각 조합원들의 의사결정을 반영합니다. 그렇기에 각 투표가 이뤄지는 시점에 종종 잡음이 발생하며, 때로는 각 조합원의 명의도용과 서면위변조의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서면결의서 위조는 도시정비법 위반 사항이 아니기에, 처벌조차 어렵습니다)

많은 경우 조합, 또는 이해관계가 걸린 업체에서 동원한 홍보용역요원들이 조합원을 사칭하거나, 원하는 방향으로의 여론을 조작하려 하기에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해 온라인상 조합원들이 단체카톡방 / 밴드 / 카페 등을 통해서 커뮤니케이션을 투명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온라인의 익명성이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키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로 소유주 인증 채팅방에 소유주를 사칭하거나, 비밀번호 보안의 허술함을 통해 단톡방에 홍보용역요원들이 조합원을 사칭하여 문제가 된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상계1구역 카톡방 불법 운영 사례)

이는 기본적으로 카톡방/밴드/카페 등이 특정 개인에게 사적으로 소유된 공간이기에 일어날 수 밖에 없는 문제이며, 특정 인증을 거치거나 비밀번호 등을 통해 보안을 관리한다고 하여도 보안의 방법이 엄격하지 못하며, 무엇보다도 그 운영을 하는 주체가 개인이기에, 늘 어느때이고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갖고 있다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공간이 조합, 또는 이해관계자가 마음 먹고 온라인 홍보를 진행한다면 여론 조작을 하기에 더욱 쉬운 상황이기에 더 취약해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투명한 커뮤니케이션과 의사 결정에 대한 신뢰도 상승이 필요

장기간 걸리는 조합 사업의 성패는 조합 임원진에 대한 신뢰일 것이고, 이러한 신뢰는 무엇보다도 투명한 커뮤니케이션과 빠른 의사결정에 기반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 강력한 본인 인증과 인증된 계정만 접속 가능한 강력한 보안을 갖춘 ‘얼마집’이 줄 수 있는 핵심 가치가 좀 더 클린한 재건축 및 리모델링 사업 추진의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투명한 커뮤니케이션 이외에도, 오프라인으로 이뤄지는 다양한 정보 전달을 온라인 상으로 진행함에 따라 얻어지는 빠른 사업 진행도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우편물로 전달되는 자료와 책자, 그리고 서면으로 전달해야 하는 모든 동의서, 서면결의서 등에 대해서 각 조합원들이 수령하였는지, 혹은 수령하였으나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는지 등을 전자화하여 의사결정 수합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업의 특성 상, 조합원 또는 소유주 명의가 바뀔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1회의 인증을 통해 입장하는 카톡방/카페의 경우 사업이 진행될수록, 인증 시점에는 소유주였지만 그 사이 매도를 진행하여 더이상 소유주가 아닌 유저들의 비중이 높아집니다. ‘얼마집’의 경우 실거래가 거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반영하여, 소유주 손바뀜을 전자동화하고 있으며, 소유주 자동 인증 커뮤니티의 경우 현재 시점의 소유주만 입장할 수 있고, 따라서 명부 관리를 손쉽게 할 수 있습니다.

불확실성과 신앙

창업의 속성이 이 불확실성을 어떻게 하면 잘 견뎌내야 하는 것 중의 하나이다보니, 혼돈의 도가니탕 같은 이런 상황에서 잘 버티는 능력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보니 의도치 않게 어떤 절대적인 존재를 찾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사실, 내가 아는 정보는 정말 전체 필요한 정보 중의 일부분이고, 나의 판단은 온전치 않을 수 있다. 게다가 실행력은 없는 리소스를 짜내야 하기 때문에 떨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무섭게도, 이 과정을 온전히 이해하고 토닥일 사람이란 팀원이 있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감당해야 할 몫이다. 외로움이라는 것을 잘 타지 않는 성격을 갖고 있는 나도 가끔 쓸쓸한 느낌이 든다. 전장에 어쩌다가 먼저 공수부대의 낙하산 조에 편입되어 홀홀단신으로 떨어져서 후방의 보급이 올 때까지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비록 아주 독실하진 않지만 이렇게 신앙에 기댈만큼 너무 절실함이 사람에게 주는 스트레스의 강도가 높음을 인생 전반을 통해서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절실해지고 싶지 않았지만, 그것조차 아마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종종 행운이라는 것은 충분조건이라기보다는 필요조건이라고, 다시 말해 핑거 스냅을 위한 타노스 스톤의 하나처럼 이 불확실성을 지나가 성공이라는 결과를 만들기 위한 하나의 요소 중의 하나라는 이야기를 한다. 나라는 인간은 그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나갈 뿐이지만, 그 하루하루 내가 내리는 결정이 얼마나 중헌지 모르니까, 그 가운데에서 최선을 선택했길 바라는 수 밖에는 없다. 항상 되새김질하지만, 선택하고 가장 후회를 줄이는 방법은 그저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이다.

우리는 왜 커뮤니티에 집중하는가 (2)

유저 인터뷰를 진행하며, 분명히 우리가 유저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부분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소유주 인증 채팅방을 이용하는 유저는 크게 2개의 그룹이 있는데 – 1) 채팅방 방장 및 운영자와 2) 채팅방 이용자 – 이 둘에게 모두 가치를 줘야 작동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소유주 인증 채팅방 입장을 위한 아래와 같은 복잡한 인증 요건을 생각해보면, 저희가 소유주 인증 채팅방을 제공해준다면 이 두 그룹의 유저들에게 모두 가치를 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 채팅방 방장 : 인증 및 운영에 대한 수고로움 감소
  • 채팅방 이용자 : 개인정보 전달에 대한 불안함 감소

그렇기에, 정말 최소기능요건에 집중한 서비스를 웹으로 설명하여 고객의 반응을 살펴보았습니다. 신기하게도 저희가 보냈던, 웹페이지 설명에 인바운드로 서비스 신청을 하거나, 혹은 가격을 물어보는 (아파트 단지) 유저도 있었습니다.

이에 고무되어, 좀 더 유저 피드백을 확 모으기 위해서 과감히 광고를 집행해 보았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한달 반 만에 앱을 런칭하고 네이버 카페 ‘부동산 스터디’에 일주일 간 광고를 집행하여, 총 839명의 가입자와 363명의 소유주 집 인증 완료 유저를 모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광고를 통해 서비스를 알리면서 의미있는 유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크게는 1) 서비스에 관심 가지는 이용 문의 / 개선 피드백, 2) 서비스 확장 피드백 으로 나눌 수 있었으며, 상당히 힘이 나는 피드백을 얻으며 우리가 가려고 하는 방향이 해볼만한 도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힘나는 피드백]

[지역 확장] 혹은 [서비스 확장] 요청이 상당히 많았는데, 저희의 추후 서비스 로드맵 시 큰 참고가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유저의 피드백은 2022년 1분기 및 상반기에 릴리즈를 예정하고 있는 서비스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 재개발 구역의 빌라/다세대 등에도 서비스 확장 요청
  • 지방에도 서비스 확장 요청 (현재 서울 및 수도권 지역만 서비스 중)
  • 분양 계약자 방 확장 요청

무엇보다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기존의 활발하게 소유주 인증 채팅방과 커뮤니티가 운영되던 곳에서 인바운드로 문의가 왔던 점이 고무적이었습니다. 특히, 서울의 유명 단지인 은마아파트와 서초 삼풍아파트에서는 직접 연락이 왔었습니다.

+ 현재 서초 삼풍아파트는 저희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쓰고 있습니다.

이렇게 더 많은 유저들과 (혹은 잠재 유저들과) 커뮤니케이션하며 피드백을 받다보니, 지난 2달 간 아파트 시공사/시행사/정비업체/설계업체 등과 이야기를 하며 우리가 시장에 대해 배운 것들이 유저를 파악하고 이해하는데 큰 밑거름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저희의 목표처럼 매매 시점에만 사용하는 부동산 솔루션 서비스가 아니라, 거래의 주체들이 매매 시점이 아닌 시점에도 계속 지속적으로 접속하고 사용하는 부동산 서비스 – 인증 기반의 부동산 IT 플랫폼 – 가 정말 불가능한 것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긍정 회로를 돌리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어렵기에, 한번 의미있는 플랫폼을 만들게 된다면 유저 기반 그 자체가 전략으로 시간적인 해자를 갖게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정말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어렵지 않은 스타트업이 어디있을까 싶고요..)

현재 저희는 이러한 커뮤니티를 어떻게 사업의 기회로 만들 것 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으며, 같은 고민을 나누고 성장할 분을 열심히 찾고 있습니다. Software Engineer와 Product Designer 분을 모시고 싶지만, 두 포지션이 아니라도 저와, 혹은 저희 팀과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편하게 jy.song@howmuchhome.co 으로 연락주시면 먼저 찾아뵙겠습니다.

우리는 왜 커뮤니티에 집중하는가 (1)

부동산 시장은 여러가지로 어려운 시장이다. 하나의 거래에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혀있기도 하고, 또한 그 이해관계자 중에서 큰 축인 중개업자는 협회와 지역 소모임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도 하다. (다양한 카르텔, 가두리 등..) 그러나 무엇보다도 시장의 혁신이 어려운 것은, 본질적으로 부동산 거래 자체가 일생 일대의 거래, 다시 말해 거래 빈도 (frequency)가 매우 낮은 양면 시장이라는데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에서의 플랫폼 생존 전략은 몇 가지로 압축되어 왔다. 거래 시점에서 우리를 통해 거래할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하는 것(ex 반값 부동산) 혹은, 거래 시점에만 효용을 주는 솔루션 제공 (ex. 매물 리스팅 정보 제공) 으로 발전하여 왔다. 기존의 부동산 IT서비스 (네이버 부동산, 직방 등) 가 대부분 매물 정보 리스팅 위주로 제공되고 있는 것이 그러한 이유이다.

하지만 이렇게 흘러가는 유저 (한 유저의 거래 주기가 길고 파악하기 어렵기에 ‘흘러가는 유저’라고 지칭한다. 지금 놓치면 언제 잡을 수 있을지 모르는 유저의 성격을 갖고 있기에..) 를 특정 거래 시점에서 잡기 위한 서비스가 된다면, 이 유저를 잡는 순간을 절대 놓치면 안되기에 특정 거래 시점에 도달한 유저를 차지하기 위해 유저 당 높은 유저 획득 비용 (Customer Acquisition Cost)를 지출하더라도 데려오기 위해 매번 높은 마케팅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네이버 부동산 관련 키워드가 가장 높은 가격 중의 하나로 팔리는 것과, 직방이 상당한 스케일을 자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월 10억 이상을 마케팅 비용으로 태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이 구조를 벗어날 방법이 있을까?

부동산에서 플랫폼으로써 존재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은 거래 주체들이 거래 시점에만 쓰는 서비스가 아니라, 거래하지 않을 시점에도 오래, 또 자주 쓰는 서비스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 이런 서비스가 존재할 수 있다는 증거를 유저 인터뷰를 하다가 발견하게 되었다. (소유주 인증 오픈카톡 채팅방)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사람들은 ‘소유주 인증 채팅방’이라는 것을 운영하고 있었다. 오픈채팅방은 기본적으로 익명성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이 익명성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인증’ 이라는 매우 번거로운 과정을 통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모여 있었다. 중요한 것은 인증을 하면서도 익명성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아파트라는 주거형태는 사실 인증을 하면서도, 익명성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었다. 1,000여 세대의 하나로 인증을 받는다고 하여 익명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 심지어, 오픈채팅방에 ‘소유주’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대부분 아파트 소유주 모임이며, 이 채팅방은 상당히 활발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신기한 현상을 살펴보기 위해, 다양한 소유주 인증 채팅방에 잠입(?)하고 그 안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이루어지는지 살펴보았다. 사실 어떤 이야기가 오고가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런데, 해당 아파트를 소유하지 않은 내가 들어갈 수 있을까?

신기하게도 그것이 가능했고, 인증은 다양한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까다로운 인증을 받는 방도 들어갈 수 있었다. 비번만 알아내면 되기에..)

  1. 인증이 철저한 경우 (대부분) : 주민등록증, 재산세 납부내역, 가족관계 증명서 등을 받아서 ‘방장’에게 제출하도록 되어 있음
  2. 인증이 허술한 경우: 광고 계정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한 (단지 관련한 퀴즈), 대화명 변경하지 않을 경우 강퇴 등의 소극적 방법 사용

그리고 예상 가능하듯이 인증이 철저한 경우는 인증 과정의 번거로움보안의 허술함으로 인해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인증이 허술한 경우는 수많은 광고쟁이의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심한 경우, 하루에 100개 이상의 광고를 삭제하고 지우는 광고와의 사투(?)를 벌이는 소유주 인증 채팅방이 많았다.

더욱이, 이 부분은 채팅방 운영진일수록, 방이 활성화 될수록 운영에 대한 고민이 컸다. 개인 자격으로 타인의 민감한 개인 정보를 다루면서 그에 대한(방장의 신원에 대한) 챌린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그리고 놀랍게도 서비스 기획하기 위해 인터뷰했던 단톡방 방장 인터뷰 중 한명은 해당 지역의 공인중개사였다..) 신기했다. 그렇기에, 종종 아래와 같은 사고가 나고는 했다. (인증방에 개인 정보를 용감하게 올린 경우와, 실제로 검증이 안된 상태로 문제가 되었던 사례)

그럼에도 불구하고 – 인증이 번거롭고, 그 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의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놀라운 공간에서의 에너지는 상당했다. 과연 이 유저들의 고민을 어떤 식으로 해결하고,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양면 시장에 관한 고민 (1)

Marketplace Reading list에 있는 내용을 하나하나 정리해 보았다. 추석 연휴에 조금이라도 생산적이고 미뤄두었던 일을 하고자 하는 일말의 양심이랄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Two sided market(양면 시장)의 특성상 항상 처음의 flywheel을 돌려줄 기본 유저(liquidity hacking)가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사용하는 방법. 2012년 글이기 때문에 outdated된 내용도 있지만 읽어볼만한 글인 것 같다.

  1. 한쪽의 유저에게 가치를 주기: Offer portfolios, build community, Offer tools
  2. Aggregator를 찾기: 물리적으로 모이는 공간을 찾기, B2B 클라이언트 찾기, 공급쪽 aggregator 찾기, Scrape listings
  3. 문제의 스코프를 줄이기: Geo, Niche, Vertical
  4. 한쪽에서의 큐레이션: 큐레이션은 중요!
  5. Hustle

양면 시장의 험난함은 10년 전에도 비슷했었나보다. 그리고 그 휠을 돌려줄 최소 유저에 대한 고민도 아마도 여전했던 것 같다. 고객은 Day 1부터 가치를 얻고자 하지만, 사실 양면 시장의 가장 큰 가치는 양 쪽에 적당한 숫자의 유저가 존재하고 원하는 유저와 연결될 수 있을 때 가장 큰 가치를 지니기에, 그 전에도 유저에게 어떻게 가치를 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1번과 3번은 그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고, 2번은 초기의 유저를 모으는 것에 대한 고민의 답이 아닐까 싶다. 아니, 사실 초기 유저에게 알리고 모으는 방법은 2번과 5번이겠지. Hustle and hustle.

Greylock에서 역시 좋은 podcast도 정리해놓았는데, Trojan Horse 전략이 바로 위에 했던 Day 1부터 양쪽 사이드의 고객 중 하나의 고객에게 (주로 Supply side) 가치를 주면서 휠을 돌릴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를 설명한 것 같다.

또한, Uber과 Airbnb의 초기 유저를 모았던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도 first round review에 잘 정리되어 있다. To build trust to hit liquidity 를 빠르게 달성하기 위한 몇가지 우선 사항이 정리되어 있다.

  1. Create a managed environment – actionable rating system, carefully curated content, a human system that learns like a machine, focus on supply
  2. Invest in your interface – the mobile imperative, frictionless payment, a good first impression
  3. Provide social proof

Low Frequency Market의 Loyalty 이슈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글은 low frequency market에 관한 내용이다.

무엇보다도 win big on low frequency market 전략에 대해서 제일 곤란한 부분은 양면 시장이지만 빈도수가 낮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난이도 극상인 양면 마켓 중에서도 끝판왕일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무래도 loyalty를 통해 retention을 쌓아가야하는 양면 시장에서 loyalty를 쌓기 어려운 – 이를테면, 하나도 해결하기 어려운데 더 어려운 문제가 하나 더 있는 시장이다.

  1. SEO
  2. 더 낫고, 더 싼 제품
  3. 보험
  4. Engagement

부동산 거래의 경우, 전형적으로 양면 시장이면서도 low frequency market의 특성을 보여주고 있기에, 종종 고민을 하며 airbnb와 많이 비교를 하고는 있는데 – 문제는 집을 사고 파는 문제는 휴가를 어디서 며칠 보낼 것이냐 하는 문제보다 주기가 더 길고, 더 어려운 문제이다 – 초기의 airbnb가 마주쳤던 여러 문제를 이런 방법을 통해 해결하기도 하였던 것 같다. (에어비앤비가 100배 스케일업하면서 배웠던 것들)

Best of Me

세상에 안될 일이야 무수히 많다. 되느냐, 안되느냐의 문제보다는 해결하고 싶은 문제인지 아닌지가 더 중요하다 생각한다. 어느 순간 최적의 해였던 해결책이 t+1의 시기에는 더이상 global optimum이 아닌, local optimum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시장의 변화에 따라 무수히 목격하지 않았던가.

그렇기에 결과라는 것은, 하나하나의 과정을 켜켜이 쌓아나가다 보면 도달하는 곳이고, 그 도달한 곳의 결과가 성공일지 실패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과정이라는 것이 실력과 운이 적당한 비율의 독립변수라면, 이런 독립변수를 통해 나오는 결과물은 종속변수에 가깝다. 창업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해야할 것은 가장 최소의 비용으로 가장 실패하지 않을 방법을 선택하여 최선을 다하고 ‘기도하는’ 것이 아닐까.

왜 경쟁은 치열해지지만 서비스는 만족스럽지 않은가

공인중개업의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부동산 직거래는 불법은 아니지만 거래 대상 자체가 고가이므로 직거래 시장은 크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으며, 중개를 하고 그에 대한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공인중개업은 중개사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만 가능하다. 따라서 부동산 중개의 경쟁은 매년 시장에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이 증가할수록 그 경쟁이 심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공인중개사 합격자의 배출은 정부에서 외환위기 이후 공인중개사 배출을 실업대책으로 삼겠다고 언론을 통해 이야기할만큼 계속 그 숫자가 매년 증가해왔다.

공인중개사는 매년 2만명이 넘는 합격자가 배출되며, 현재 전체 누적 시험 합격자 수는 40만명이 넘었다. 그에 따라, 개업한 공인중개사의 숫자는 2014년 8만4천명 수준에서 2021년 11만 5천명 수준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아마도 아파트 단지 상가의 1층이 공인중개업소로 들어찬 풍경은 서울시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그리 낯선 풍경은 아닐 것이다.

매년 공인중개사 경쟁은 치열해지면서도, 중개사 숫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인중개업소의 등록은 지자체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강남 3구의 공인중개사 숫자는 총 6,434곳이며 이는 2017년 대비 19% 증가하여, 전국 평균인 15% 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중개업 자체의 경쟁이 심해 살아남기 힘들고, 폐업이 늘어난다는 기사와는 다른 숫자이다.

동 기간의 부동산 거래 데이터를 보면, 중개사 숫자의 증가에 비교해 2가지를 추가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 하나는 2017년 대비 2020년의 전체 매매 건수의 증가와 건 별 거래액이다. 예상과는 달리, 해당 기간 동안 월 평균 아파트 전체 거래 건 수는 9%가 감소하였다. 설령 감소하였다고 하더라도 해당 기간 동안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고려해본다면 중개사의 먹고사니즘이 어려워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니, 적어도 거래를 성사시킨 중개사의 경우 더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환경이 되었기에 거래 건 수가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불구덩이에 더 많은 사람들이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다시말해, (어떤 방법으로든) 거래를 하고 있는 공인중개사들은 (경쟁이 치열해지긴 했어도) ‘아직은 먹고 살만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줄어든 거래 건 수를 차지하기 위해 거래 한건 한건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반값 중개, 혹은 수수료 경쟁에 나서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일부 중개업소의 등장이 이러한 경쟁에 따른 변화인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거래 한건이 소중해 질수록, 또한 어떻게든 고객을 낚으려는 인센티브도 강해진다. 허위매물 단속에도 불구하고 강남 3구의 허위매물이 30% 이상 증가한 것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라도) 고객을 낚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낳은 부작용이다. 허위매물을 적극적으로 올리지 않더라도, 적어도 거래완료 처리를 늦게 하여 고객을 끌어들이려는 사례도 빈번하다. 아마도 앞으로 거래 건 수가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안타깝게도 온라인에서의 부동산 신뢰도는 앞으로도 악화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현재 구조는 공동중개를 부추기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거래액은 증가하지만, 거래 건 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공인중개사들이 택한 방법은 공동중개이다. 직방과 같은 플랫폼도 공동중개를 하고 수수료를 50% 가져가겠다고 발표하였다. 하지만, 누차 말해온 것처럼 이러한 공동중개 방식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경쟁의 베네핏보다는 부작용을 더 느끼게 할 수 있는 거래 방식이다.

거래 하나에 물린 중개인이 여럿이라면 전체 수수료의 지불 금액은 높아지겠지만, 각 중개사에게 지불되는 수수료는 작다. 다시 말해 소비자는 거래가 완결되고 지불한 서비스 비용 대비 낮은 품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공동중개가 심해질수록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불한 가격대비 공인중개사가 하는 일이 없다’라는 인상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또한 한 매물에 30-40개의 중개인이 물려있다면, 다른 무엇보다도 (다른 곳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거래의 완결에만 신경써야하는 구조가 된다. 중개인 입장에서도 하나의 거래를 위한 전문성을 키우기보다는 빨리 빨리 거래를 치워버리는 거간꾼의 역할에만 치중하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결국, 부동산 거래는 현재 공동 중개거래의 형태가 바뀌어야, 현재 시장이 가진 많은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생각된다. 경쟁을 유지하면서도 시장이 혼탁해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공인중개사도 거래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소비자도 지불한 편익에 걸맞는 서비스를 제공받았다고 느끼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시장의 혁신이 필요하다.

서울시 아파트 인구 지도

부동산 시장이 큰 관심을 받는 가운데, 통계청에 등록된 아파트 보유자 150만명의 숫자를 살펴보면 몇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선 많이 선호되는 아파트의 경우 구 별 세대수 분포비율이 천차만별이다. 즉, 다시 말해 서울시의 경우 아파트 베드타운이 되는 지역과 아닌 지역이 나누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송파구의 경우 대단위 단지인 헬리오시티 단지 하나만으로도 9,510세대를 차지하는데 반해, 상업지역이 많다고 볼 수 있는 중구와 종로구의 경우 구 전체의 아파트 세대가 20,000세대가 채 되지 않는다. 전체 세대 수는 강남 3구가 순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송파구 (12만명) – 노원구 (11만명)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몰려있는 지역이 전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뉴스에서 나오는 강남 3구 아파트의 시세 변동이 큰 비중을 차지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아무래도 아파트 보유, 거주의 절대 숫자가 크다보니)

특히, 전체 아파트 보유자 중 49세 이하의 아파트 보유 비율은 2017년에서 2019년까지 (37% -> 40%)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이는 지난 몇 년간 신규 매수자의 연령별 변화에 따른 것으로, 최근 몇 년간의 매수자 연령군은 30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30대 비중은 2021년 44.7%까지 확장될만큼 젊은 시장 참여자가 늘어나고 있다. (매입자 연령별 자료는 2019년부터 제공되어 그 이전 통계 기록은 알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아파트 거래 시장의 참여자가 젊어지고 있다

부동산 거래 시장, 특히 아파트 거래 시장은 지난 10여년 간 가장 변하지 않았던 분야 중의 한 곳이다. 이를 설명하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아무래도 개인이 보유할 수 있는 가장 비싼 자산을 거래하는 것이기에 보수적일 수 밖에 없는 마켓에서 시장의 한 축을 차지하는 매수자-매도자-중개인 모두 연령대가 높다는 것이 이러한 변화를 가로막고 있었다 생각된다.

그러나, 시장에 새로운 시장 참여자 비중이 높아지며 점차적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세대가 되고 있다. 현재 아파트 보유 비중이 가장 높은 40대는 스마트폰이 등장한 2010년대 초반 한참 사회활동을 하던 세대이며, 최근 신규 매입자 비중이 높았던 30대는 스마트폰이 없다면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는 세대이다. 이들이 집을 다시 팔거나, 혹은 살 경우 이전과는 다른 사용자 경험을 받아들이기에 충분히 유연한 세대라고 봐도 될 것이다. 분명, 그 세대가 집을 거래할 경우, 임대차할 때 다른 세상이 펼쳐질 수 있다고 상상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왜 혁신은 늦어지고 있는가

하지만 단순히 연령대가 젊어진다고 하여 쉽게 바뀔만큼 만만한 시장은 아니다. 우선, 가장 크게 매수자와 매도자의 연령은 젊어지고 있지만, 중개의 큰 축을 차지하는 중개사의 연령대는 53세로, 매도자와 매수자에 비해 연령대가 높다. (더 자세한 통계 자료가 없어 확신할 수는 없으나,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고 활동하지 않는 젊은 세대가 많음을 고려해볼 때 실제 활동하는 공인중개사 연령대는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상대적으로 높은 중개사 연령대를 차치하고서라도, 아파트 거래 시장은 변화를 위한 상당 시간이 필요한 특성을 갖고 있다. 아파트라는 물건의 거래의 리드타임 (임대차 시 최소 2년, 혹은 4년 주기로 거래, 매매는 그보다 더 긴 리드타임)이 길고, 실제 하나의 거래가 클로징 되기에도 엄청난 고관여 상품의 특성을 보여준다. 다음 주에 팔려고 아파트를 당장 내놓는 사람은 별로 없고, 내일 살 집을 오늘 부동산에 가서 찾아보지는 않으니까.

그러나 분명히 변화할 것이다

특히, 이렇게 거래의 리드타임이 길고 고관여상품의 특성을 갖고 있다 보니, 당연하겠지만 커뮤니케이션의 비용이 커지는 구조를 갖고 있다. 실제 집 방문 일정 협의, 가격에 대한 협의, 거래금액 지불 날짜와 세부계약금에 대한 협의, 입주일자에 대한 협의, 중개수수료에 대한 협의.. 하나하나 따지고 들다보면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고 쉬운 것이 없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바로 이 지점이 IT를 통해 거래 시장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갖고 있다. 많은 IT의 혁신은 주로 사람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여주는데 큰 강점을 보여왔다. 매일매일 쓰는 카톡과 슬랙은 이메일로만 업무처리를 하던 시기에 비해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여주며 몇 배의 업무효율성 향상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지 않았던가. 물론, 같은 솔루션도 누가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기에 시장 참여자의 연령대 변화가 혁신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