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아파트 인구 지도

부동산 시장이 큰 관심을 받는 가운데, 통계청에 등록된 아파트 보유자 150만명의 숫자를 살펴보면 몇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선 많이 선호되는 아파트의 경우 구 별 세대수 분포비율이 천차만별이다. 즉, 다시 말해 서울시의 경우 아파트 베드타운이 되는 지역과 아닌 지역이 나누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송파구의 경우 대단위 단지인 헬리오시티 단지 하나만으로도 9,510세대를 차지하는데 반해, 상업지역이 많다고 볼 수 있는 중구와 종로구의 경우 구 전체의 아파트 세대가 20,000세대가 채 되지 않는다. 전체 세대 수는 강남 3구가 순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송파구 (12만명) – 노원구 (11만명)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몰려있는 지역이 전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뉴스에서 나오는 강남 3구 아파트의 시세 변동이 큰 비중을 차지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아무래도 아파트 보유, 거주의 절대 숫자가 크다보니)

특히, 전체 아파트 보유자 중 49세 이하의 아파트 보유 비율은 2017년에서 2019년까지 (37% -> 40%)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이는 지난 몇 년간 신규 매수자의 연령별 변화에 따른 것으로, 최근 몇 년간의 매수자 연령군은 30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30대 비중은 2021년 44.7%까지 확장될만큼 젊은 시장 참여자가 늘어나고 있다. (매입자 연령별 자료는 2019년부터 제공되어 그 이전 통계 기록은 알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아파트 거래 시장의 참여자가 젊어지고 있다

부동산 거래 시장, 특히 아파트 거래 시장은 지난 10여년 간 가장 변하지 않았던 분야 중의 한 곳이다. 이를 설명하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아무래도 개인이 보유할 수 있는 가장 비싼 자산을 거래하는 것이기에 보수적일 수 밖에 없는 마켓에서 시장의 한 축을 차지하는 매수자-매도자-중개인 모두 연령대가 높다는 것이 이러한 변화를 가로막고 있었다 생각된다.

그러나, 시장에 새로운 시장 참여자 비중이 높아지며 점차적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세대가 되고 있다. 현재 아파트 보유 비중이 가장 높은 40대는 스마트폰이 등장한 2010년대 초반 한참 사회활동을 하던 세대이며, 최근 신규 매입자 비중이 높았던 30대는 스마트폰이 없다면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는 세대이다. 이들이 집을 다시 팔거나, 혹은 살 경우 이전과는 다른 사용자 경험을 받아들이기에 충분히 유연한 세대라고 봐도 될 것이다. 분명, 그 세대가 집을 거래할 경우, 임대차할 때 다른 세상이 펼쳐질 수 있다고 상상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왜 혁신은 늦어지고 있는가

하지만 단순히 연령대가 젊어진다고 하여 쉽게 바뀔만큼 만만한 시장은 아니다. 우선, 가장 크게 매수자와 매도자의 연령은 젊어지고 있지만, 중개의 큰 축을 차지하는 중개사의 연령대는 53세로, 매도자와 매수자에 비해 연령대가 높다. (더 자세한 통계 자료가 없어 확신할 수는 없으나,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고 활동하지 않는 젊은 세대가 많음을 고려해볼 때 실제 활동하는 공인중개사 연령대는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상대적으로 높은 중개사 연령대를 차치하고서라도, 아파트 거래 시장은 변화를 위한 상당 시간이 필요한 특성을 갖고 있다. 아파트라는 물건의 거래의 리드타임 (임대차 시 최소 2년, 혹은 4년 주기로 거래, 매매는 그보다 더 긴 리드타임)이 길고, 실제 하나의 거래가 클로징 되기에도 엄청난 고관여 상품의 특성을 보여준다. 다음 주에 팔려고 아파트를 당장 내놓는 사람은 별로 없고, 내일 살 집을 오늘 부동산에 가서 찾아보지는 않으니까.

그러나 분명히 변화할 것이다

특히, 이렇게 거래의 리드타임이 길고 고관여상품의 특성을 갖고 있다 보니, 당연하겠지만 커뮤니케이션의 비용이 커지는 구조를 갖고 있다. 실제 집 방문 일정 협의, 가격에 대한 협의, 거래금액 지불 날짜와 세부계약금에 대한 협의, 입주일자에 대한 협의, 중개수수료에 대한 협의.. 하나하나 따지고 들다보면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고 쉬운 것이 없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바로 이 지점이 IT를 통해 거래 시장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갖고 있다. 많은 IT의 혁신은 주로 사람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여주는데 큰 강점을 보여왔다. 매일매일 쓰는 카톡과 슬랙은 이메일로만 업무처리를 하던 시기에 비해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여주며 몇 배의 업무효율성 향상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지 않았던가. 물론, 같은 솔루션도 누가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기에 시장 참여자의 연령대 변화가 혁신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왜 허위매물은 사라지지 않는가

온라인 상으로 공인중개사가 허위매물을 기재한 경우 처벌받는 법안이 2020년 8월 21일 시행되면서, 온라인 상의 허위 광고에 대한 경각심이 생기며 한번 시장이 정화되는 시기가 있었다. 단순히 존재하지 매물을 올리는 것 뿐만이 아니라, 매물에 대한 정보를 고의적으로 누락하거나 잘못 기재하는 경우가 해당되고, 중개사가 아닌 중개보조원들이 직접 온라인 상으로 매물을 광고하는 행위에 대해서 금지되는 등 많은 부분이 바뀌게 되었다.

실제로 이 법이 시행되고 나서 온라인 상의 매물은 급격히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8월 21일 하루 사이, 서울 시내 아파트 매물의 10%인 1만건이 하루에 사라졌다고 한다. 경쟁이 심한 송파구의 경우 매물의 90%가 사라지기도 하였다니, 그 정도면 네이버부동산에 매물을 검색하고 중개사를 방문하는 의미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올린 매물의 10개 중 9개가 허위매물이라면, ‘아 그 매물은 나갔어요. 하지만 이 매물은 어떠신가요’ 라는 끊임없는 레파토리가 아니었을까.

하지만 정말 허위 매물이 모두 사라졌을까?

문제는 실제로 이 법이 시행되고 나서 매물의 숫자가 급감하였지만, 문제는 그대로 현재진행형이라고 생각된다. 2021년 6월 현재 곳곳에서는 여전히 허위매물이 많음을 토로하는 증거가 있다. 실제로 집을 내놓을 때, 집을 구할 때 모두 네이버부동산에서 개인적으로 경험한 내용이기도 하다.

심지어, 네이버부동산에서도 이런 문제는 없어지지 않고 있다. 집주인 인증 매물이라고 하더라도, 집주인 인증 절차가 간단할 뿐만 아니라, 네이버는 대부분의 매물 정보를 CP를 통해 콘텐츠 공급받는 구조이고, 집주인은 단독중개보다는 여러 곳에 집을 내놓는 경우가 많기에 동일매물이 중복건수로 올라와 있다. 신기하게도 (혹은 고의적으로) 네이버는 ‘동일매물 묶기’라는 기능을 단지 정보 안으로 들어가야만 거를 수 있도록 복잡하게 설계하여 놓았다.

동일 매물 묶기를 선택하고 다시 확인하면, 위의 매물 숫자가 거의 반으로 줄어들은 것으로 표시된다.

동일 매물이 중복으로 등록되는 경우 구조적으로 단독중개가 거의 일어나지 않기에, 여러 곳에 집을 내놓은 경우 발생할 수 밖에 없고 집의 매매가 구조적으로 실시간 반영되기 어렵기에 위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심지어 매물이 없는 상황에서 하나의 매물에 수많은 부동산이 중개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데, 매물을 클릭하고 중개업소에 연락하려고 보면 20-30개, 많게는 40곳 넘는 곳에서 이 매물을 중개 하겠다고 광고하고 있다.

결국, 현재의 리스팅 구조에 문제가 있다

공인중개사는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영업을 하는 업종이다. 많은 사람이 클릭해야 하고, 방문해야 거래가 일어나고 소위 말하는 ‘리드’가 생긴다. 그 공인중개사가 어떤 큰 기업의 ‘직영 공인중개사’ 이든, 혹은 ‘개업공인중개사’이든 허위 매물을 올려서라도 고객 관심을 이끌고 고객 방문을 이끌어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연락처를 확보하면 그 고객은 이 매물이 아니더라도 다른 거래를 할 수 있는 고객이니까.

다시 말해, 현재처럼 중개사가 매물을 올리는 과정은 허위 매물을 완전 끊어내지 못할 인센티브를 구조적으로 갖고 있다. 게다가 실시간 조사가 아닌 분기별 조사, 과태료는 최대 500만원인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은 계속 상승하여 매물 한 건 성사 시 쉽게 500만원 이상을 벌 수 있다. 공인중개사가 사기꾼이기 때문이 아니라, 현재 시장 구조는 공인중개사에게 허위 매물을 등록하는 위험을 지게 만드는 구조이고, 공인중개사를 통해 매물리스팅을 받는 포털 들은 허위매물도 등록 건 당 광고료를 벌 수 있기에 이를 관망하고 있다 볼 수 있다.

This journey

이 모든 것은, 끝이 안보이는 사막에서 오아시스, 엘도라도를 찾는 과정. 지금의 한 걸음걸음의 방향과 속도에 따라 엘도라도에 도착할 수도, 혹은 더 심하게 돌아갈 수도 있고, 혹은 영영 도착하지 못할 수도 있다.

엘도라도는 어디쯤 있을까 싶지만, 지금 당장 중요한 것은 이 사막에서 살아남는 것. 하루하루를 살아남고, true north를 보면서 열심히 부지런히 발을 놀리는 수 밖에는 없다.

왜 다시 이 세계로 오게 되었을까

다시금 시작을 하고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왜 다시 이 세계로 오신 건가요?” 였다 – 예상가능하듯, 내 선택에 가장 크게 놀라는 그룹은 ‘창업가 그룹’이며, ‘아니 다 아는 사람이 왜 굳이..’라는 반응이 여태까지 제일 재미있는 반응이었다. 아마, 겉으로 드러내지 않아도 다들 비슷한 생각을 했을거라 생각한다.

물론 시작하기 전과 지금처럼 시작을 ‘해버린 시점’의 이야기가 다소 미묘하게 다를 수는 있겠지만, 생각을 한번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싶어 다시금 그간 이야기했던 내용을 적어본다.

왜 다시금 시작하게 되었을까?

나에게 이번 변화는 인생에서 가장 후회할 일을 적게 만들자 싶은 ‘후회최소화 법칙’을 따르는 결정이었다. 아니, 본질적으로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가’에 대한 답이었다 볼 수 있을 것 같다.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고, 즐거운 시간과 밀도를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고 – 물론 롤러코스터를 타는 인생일 수 있지만 – 그 안에서의 창업은 여러 선택지 중의 가장 그럴듯한 하나였다. 물론, 아직 서비스도 나오지 않았고, 종종 불안하기도 하고, 이제 고생은 시작인 것을 알지만 즐겁다. 이러한 즐거움은 나에게는 ‘의미있는’ 즐거움과 ‘선택한 고생’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눈 앞에 쉽게 풀어지지 않을 어려운 문제를 발견했다.

왜 프롭테크를 선택했는가?

어떤 영역의 문제를 풀 것인가 선택하고자 할 때 나름의 몇 개 기준이 있었다. 1)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2) 가능성이 많아보이는 일을 하자. 생각해보면 2)는 내 판단이 틀릴 수도 있다. 산업이라는 게 어떻게 변할지 예측해야 하고, 그 예측이라는 것은 늘 예상을 빗겨갈 수 있으니까 조심스러웠다. 적어도, 2)가 틀리더라도 1)에서 마음에 쏙 들 수 있는 문제를 찾아야 했다.

그런 측면에서 오랫동안 레거시가 쌓여 변하지 않고 있는 영역에 들어가고 싶었다. 2-3년 구르다보면 업계에 오래 있었던 사람들만큼의 수준으로 올라갈 자신감은 있었다. 오히려 더 많이 알기에 혁신하기 어려운 분야, 업력이 더 많은 사람들이 바꾸기 어려워하는 분야를 찾아야 했다. (오히려 알기 때문에 안되는 이유를 수십가지 댈 수 있는..) 그런 측면에서 내 관심을 끌었던 분야는 ‘부동산’이었다.

지난 몇 년간, 개인적으로도 부동산과 관련된 경험 (비록 중개사는 아니고 매도인과 매수인의 포지션이지만) 을 하면서 정말 이해가 안되던 이 분야가 재미있겠다 생각했다. 10년 전과 비교해서 우리의 삶은 정말 많이 바뀌었지만, 현재까지 거의 바뀌지 않은 그 어떤 큰 문제 – 가능하다면 의/식/주 – 가 무엇인가를 찾고 싶었다. 10년 전 분명히 온라인으로 장을 볼 생각도 못했지만, 70이 다 되신 우리 부모님은 오아시스와 컬리를 비교해가며 쿠폰을 쓰고 장을 보시고, 쿠팡 로켓배송 구독을 하고 계시며, 배민으로 배달음식을 시켜 드신다. 하지만, 부동산 거래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바가 없었다. 네이버 부동산, 호갱노노, 직방과 다방이 있지만 거래 과정의 대부분은 오프라인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매물 자체의 성격 때문에 i-buying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수많은 사례가 있지만, 그래도 이 비대칭적이고 불투명한 시장이 지난 10년간 바뀌지 않은 거대한 문제임은 모두가 공감하고 있었다. 모두가 변했으면 하고 바라지만 변하지 않고 있는 시장 – 물론 이유가 있다 생각한다 -이라니, 얼마나 재미있을까.

Outro

인생은 매 순간, 매일매일 최선을 다해 살아가지만 결국 흘러가는대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 – 2년 전, 알펜루트자산운용에 들어가며 느꼈던 감정, 그리고 계속 스스로 질문했던, ‘하느님은 저를 어디에 쓰시고자 이런 길을 알려주시는 것일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지금 나온 것 같다. 2년 전, 나는 커리어는 사다리가 아닌 정글짐이라 생각했고, 혹은 쌓아나가는 벽돌이라 생각했고, 그 벽돌이 하나하나 쌓여져 지금에 이르른 것 같다.

관점

최근에 들었던 말 중에서, (필터빼고) 곱씹어보다 여기에 적어두고 기억해두고 싶은 부분이 있어 정리해본다.

“나는 내가 아름답게 보기로 한 것은, 아름답게 봐. 누군가의 눈에는 아름답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내 눈에 아름답게 보일 수도 있으니까. 내가 아름답게 보기로 결심했다면, 그건 누군가 아름다워서일 수도 있지만 내가 아름답게 보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 아닐까.”

초기에 하는 고민들

극초기에 해야하는 수십가지의 고민/목표 들이 있는데, 크게는 2개의 고민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1) 좋은 팀을 빌드할 수 있는가, 2) MVP를 가장 빠르고 저렴한 방법으로 도달할 수 있는가

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팀과 함께 해야 한다. 좋은 팀은 산업을 이긴다. 하지만 팀 세팅은 사업의 목적이 아닌, 가장 훌륭하고 유일한 도구일 뿐이다. 특히, 요새는 좋은 엔지니어를 합류시키기 위한 비용은 계속 오르고 있다. 시장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고, 엔지니어들에게 더 좋은 대우를 해주는 곳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요즘 같은 시기에 괜찮은 엔지니어들은 어느 곳에인가 full timer로 있고, 리스크를 풀로 같이 가져가기에는 좋은 분들에게는 대안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 처음부터 같이 risk-taking하려는 분들을 찾기가 더 어려운 것 같다. 사람이야 늘 등 따숩고 배부르면 마음 가짐이 달라지는 것이 정상이니까.

더 조심스러운 것은, 팀 빌딩이 되었는데 MVP 검증이 되지 않은 경우이다. 팀이 생기다보면, 팀을 위한 부수적인 일들이 생긴다. MVP 전이라면 우선 팀을 먹여살릴 현실을 해결해야 하고(펀딩), 팀이 같이 일할 공간도 생겨야 하고, 팀이 같이 일하는 방법(문화)에 대한 고민도 생긴다. 때로 먹고사니즘을 고민하기 위해 정부 지원사업에 발을 들였다가 끊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도 Product Market Fit (PMF)가 끝나지 않았는데 팀을 확장했다 끝내 PMF를 찾지 못한 경우가 많다. 사실 최근에 읽은 First round capital의 초기 스타트업이 할 수 있는 실수에 관한 글 (링크) 를 읽다가 이러한 내용을 잘 정리해 놓은 것 같아 이런 생각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Hiring ‘smart’ engineering talent that is wrong for your startup.
Spending tons of time thinking through product bells and whistles.

결국 사업에서의 1차적인 목표는 MVP 검증이다. 문제는 정말 PMF를 맞추고, 혹은 점차 맞춰가면서 잘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린다. 때로는 뼈를 깍는 노력으로 pivoting을 해야할 수도 있다. 그 오랜 시간을 외롭지 않게, 그리고 머리를 맞대가며 어려운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팀과 동료가 있는 것이 아닐까. 초기 멤버란, 그 무엇보다도 아마도 그 고민을 같이할 수 있는 존재일 것이다.

Being thoughtful

Early hire과 관련하여, 가장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 좋은 사람이 많지 않다, 좋은 사람이란 무엇인지 등의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고민은 차치하더라도 – 시간을 내어 마음 속 걸리는 부분을 정리해보기로 했는데 의외로 단순하고 나다운 지점에서 고민거리가 나를 막고 있었다. 이를테면, 누군가가 나와 같이 하겠다 마음을 먹었을 때, 기쁘고 든든한 마음이 들면서도 계속 마음 한켠이 부담스러웠다. 이렇게 risk가 높은 일을 함께 하게 되는데, 내가 저 사람의 인생을 이렇게 흔들어도 되는 것일까. 혹은, 내가 그럴 만한 사람일까.

“지연아, 누군가는 그런 네 마음을 보고 배려심이 깊다, 책임감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오히려 아닌 것 같아. 물론 배려심이 있고 책임감이 있는 네 성품은 이해하지만 오히려 지금 너는 일종의 선민의식에 사로잡힌 것 같아. 네가 이야기한 상대방은 스스로의 인생에 대해서 그 사람이 자주적으로 결정을 내린 것이고, 너는 그 사람의 결정을 존중해서 최선을 다해 네 일을 해야하는 것이지, 그것의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느끼는 것은 오바야. 너는 그 사람에게는 명백한 타인이니, 니가 타인이 내린 인생에 대한 결정의 좋고 그름을 논의할 위치는 아니거든”

그렇다. 남의 결정을, 결정의 결과를 책임질 수는 없다. 할 수 없을 뿐더러, 그 결정의 좋고 나쁨을 현 시점에서 판단하는 나는 어쩌면 아직도 오만한지도 모르겠다. 내 책임의 범위는 내가 말한 내 행동의 약속한 바를 지키는 것이겠지, 오바하지 말자.

드디어 낮에도 감성적일 수 있는 시간이 왔다. 가끔 이런 여유도 내고 봄바람도 맞을 수 있는 3월이 되기를 바라며.


어떤 이유로 만나, 나와 사랑을 하고

어떤 이유로 내게 와, 함께 있어준 당신

부디 행복한 날도, 살다 지치는 날도, 모두 그대에 곁에 내가 있어줄 수 있길

Random thoughts

주말에 다시금 생각을 정리하다, Bill Gross가 쓴 글을 가볍게 정리해보고 싶었다. (사실 First round capital 전체 글을 시간 내어 한번 읽고 있는 중이다.)

Find People That Aren’t Like You

많은 곳에서 만날 수 있는 흔한 내용이긴 한데, Bill Gross는 결국 기업에는 4개의 Type (Entrepreneur – Producer – Administrator – Integrator) 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이를테면 시작할 때 필요한 3H – Hustlers, Hackers, and Hipsters와 비슷한 맥락) 하나의 사건을 보는 관점이 다른 사람들이 조직을 갖춰나가는데 필요하다는 것은 단순히 function에 국한된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이 핵심이다. 결국 저 안의 조합에서 약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사람을 찾으라는 이야기겠지 싶다.

Surround Yourself with People Who Know More Than You

요새 사람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다보니 아무래도 이 글귀가 계속 마음에 드는 것 같다.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이야기 나누다보면 가끔 내가 지적으로 반하는 사람들이 있다. 더 많은 지식을 갖고 있거나, 어마무시한 domain knowledge, hard skill을 갖고 있다기보다는, 무엇인가를 오랫동안 생각해왔고 (그 고민은 universal하고 매우 중요한, 강한 impact가 있는 것이지만 대체로 답이 없는 것들) 그에 대한 자신만의 해설, 혹은 방법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끌리게 되는 것 같다. 최근, 어떤 분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도대체 어디에 좋은 주니어들이 있을까요?” 라는 구태의연하고 썩은 (..) 내 질문에, “빠른 성장을 하고 있지만 management 이슈가 있는 곳을 찾아야 해요. 성장에서 오는 즐거움을 알고 있는 친구들이고, 단기간에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기에 훌륭한 친구들이지만, management가 부족하여 그들을 잡아둘 수 없기에 가장 적은 리소스로 좋은 친구들을 설득할 수 있지요” 라는 우문현답을 받은 적이 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 정말 현명하게 고민해보지 않았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내공의 대답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Mean What You Say & Say What You Mean

이것도 깊이 고민해보지 않았던 내용인데, 다소 투자자 biased 된 내용인 것 같기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천한 경험을 되짚어 복기해보면,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IR시 어떤 사업계획서도 믿지 않는다. 아니, 기업가를 믿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사업기획서를 믿지 않는다. 추정해온 목표 지표는 보통 50% 이상 discount factor를 넣는 경우도 많았다. 기업가가 사기꾼이라는 이야기라기 보다는 born to be optimistic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 IR이 아닌, future hire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신뢰의 문제이기도 하고 아래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un-recruting과 관련되어, 장기적으로는 조직 자체를 근시안적인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용병(mercenaries)으로 채워지게 할 것인지, 혹은 장기적인 미션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missionaries)들로 채워지게 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It’s better to set realistic goals and exceed them than set unrealistic goals and not meet expectations. This is particularly important when recruiting and selling your company to future hires.

In an effort to set the right kind of expectations and also ensure potential hires want to join Gross’ companies for the right reason, after he sells the candidate on the opportunity hard, he always spends time “un-recruiting” — essentially listing out all the reasons (risks) why the recruit shouldn’t join. Ultimately this strategy leads to a better culture filled with people who are missionaries vs. mercena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