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의 자기소명과 소통의 중요성

누군가의 성공 신화는 달콤하기만 합니다. 순이익이 얼마가 나왔다거나, 믿을 수 없을만큼 단기간에 성장했다거나 하는 스토리는 쉽게 퍼지고 많은 사람들을 중독시킵니다. 하지만, 현실은 보통 그렇지 않습니다. 회사를 성장시키고 돈을 버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 그런 스토리는 공유되지도 않고 널리 퍼지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지난 주 규모는 다르지만 각기 다른 회사의 각개전투와 그에 대한 경영진의 진솔한 이야기가 공개되고 공유되었습니다.

1.Buffer의 이야기

우선, 마케팅 자동화툴 Buffer의 이야기입니다. Buffer는 안타깝게도 지난 [6월 16일 10명의 직원을 layoff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최근, 다소 냉각된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이 layoff를 하는 것은 아주 특별한 일은 아닙니다만, 대표인 Joel의 발표는 조금 특별해보였습니다. 그것은 10명의 직원이 Buffer에서 11%를 차지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어떻게 10명의 직원을 layoff할 수 밖에 없었는지 그 과정을 뼈아프게 서술했기 때문입니다.

차갑게 식어가는 시장에서 Buffer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냉정했고, 그들은 예상보다 부진했던 매출 증가에 고민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5개월 내 회사의 현금흐름에 문제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제일 먼저, 무엇이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내부적으로 파악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급격히 성장하며 문제가 생긴 회사들의 많은 수가 그렇겠지만, 제일 근본적인 것은 경영진의 성장에 대한 과도한 신뢰가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성장하리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회사를 확장한 것이 문제었다는 것이 다음과 같은 고백에 드러나 있습니다.

 We moved into a house that we couldn’t afford with our monthly pay check.

그러나, 예상보다 느린 성장속도는 1) 시장에 성장의 기회가 없었다기 보다는 회사가 그 기회를 살려 충분히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We know that we have many untapped opportunities for growth. This time, however, we simply weren’t able to trigger growth fast enough.

2) 성장에 대한 고민을 팀에 대한 확장으로 잘못 오해했다는 것에 있었음을 고백했습니다.

Although I know rationally that the size of the team is not something to celebrate, I feel that I slipped into that harmful mindset quite a bit over the last year. Not everyone is familiar with growth metrics like monthly recurring revenue, but team size is easy to understand. Sometimes it impressed people when I told them how big the company was, and I was proud to share it.

결론적으로, 이 모든 문제는 대표의 문제, 경영진이 잘못 내린 판단 때문이었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 이었습니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layoff를 고려하게 되면서 “누구를 내보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각각의 비용지출 삭감 계획을 통해 얼마나 아낄 수 있는지도 구체적으로 나열하였습니다. 그 중에는 CEO인 본인과 COO인 공동창업자의 임금 삭감 계획도 들어가 있으며, 회사의 재무상황이 나아지기 전까지 개인적으로 회사에 돈을 빌려줄 예정이라는 내용도 들어가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내용은 아래의 깨달음으로 이어지며 이 고백에 대한 진실성과 진정성에 대해서 어느 정도 공감하게 됩니다.

But in the earlier days we were mostly building a product. Now we’re building a company, and the calls we make involve people’s lives.

2.소프트뱅크의 이야기

Buffer와는 비교가 안되는 덩치의 회사, 소프트뱅크도 지난 6월 22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주주총회]를 열었습니다.

2조엔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들여 인수한 스프린트 인수 건에 대해서 ‘자신의 실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그래서 경영자 개인으로써 자신감을 잃었던 부분에 대해서 – 자주 등장하는 머리카락 유머를 통해 – 담담하게 고백하였습니다. 심지어, 스프린트를 매각하려고 시도하였으나 그것도 여의치 않았으며 인생 최대의 실수일지도 모르겠다는 절박한 심정을 이야기합니다.

또한, 이러한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경비삭감과 향후 계획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며, 쉽지는 않지만 스프린트의 turn around를 이야기하였습니다. 물론, 그러한 뼈를 깍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AT&T와 Verizon을 이기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라고 고백합니다.

이렇듯, 경영자 자신의 결정에 대해서 책임을 전가하지 않고 앞으로의 길이 쉽지 않겠지만 최선을 다해 노력해보겠다고 이야기하는 주주총회라니 신선했습니다. 제가 늘 생각했던 주주총회에 대해서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경영진의 책임감(Responsibility)과 자기소명(Accountability)

경영성과에 대한 경영진의 기여, 혹은 책임에 대한 이야기는 오랜 논의 주제입니다. 그러나 저는 위의 두가지 경영진의 책임감과 자기소명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다른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경영진이 얼마나 자신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서 분명하게 소통할 수 있느냐 (communication), 그것이 Buffer의 사례처럼 내부 직원들을 위한 것이든 혹은 소프트뱅크의 사례처럼 주주를 위한 것이든, 결국 경영진의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항상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회사 안에서 많은 의사 결정은 경영진에 의해 내려질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회사가 커지면 커질수록 의사 결정권자와 실무진의 거리는 생겨날 수 밖에 없습니다. 의사 결정권을 실무자 레벨로 내려고 빠른 결정과 실행을 하는 것이 스타트업, 혹은 빠르게 성장을 하고자 하는 회사들의 특징이지만, 그런 경우에도 일부 매우 중요한 결정들은 ‘의사결정권’자에 의해서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일이 많아질수록 경영진과 실무진 사이에서의 소통 (communication)의 중요성은 커진다고 생각됩니다.

많은 경우 이러한 경영진 – 실무자 사이의 communication이 top-down방식으로 이루어지며, 이런 경우 경영진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자기소명은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경우,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경영진이 그 성과에 대한 열매 – 급여 혹은 명성 – 를 가져가지만, 실패할 경우 경영진이 해당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것은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직위에서 해임되거나 자리에서 물러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러한 과정조차 투명하지 않은 그 윗선의(?) 지시와 통보에 의한 것임을 많이 목격할 수 있었구요 – 그 윗선(?)의 책임에 대해서는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리고 그렇게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얼마나 실무진의,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여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 – 충분한 사전 communication이 중요함도 더이상 강조할 수 없습니다.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대부분은 ‘답정너’의 형태로 이루어지는 논의는 사실 소통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답정너’의 형태가 아닌 어떤 방식으로 의사결정권자와 실무진이 논의를 발전시켜 나가야하는지에 대해서는 [Firstround Capital 블로그]에서 나온 퀀텀 매니지먼트에 대해서 잘 서술되어 있습니다. 이 블로그에 나온 이야기에 대해서 모두 공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한가지는 크게 동의합니다.

Every team’s project is a cat, and every manager has to constantly decide whether to look in the box at the risk of killing it.

매니저가 회의에서 이야기하는 순간, 자신의 의견이 피력되는 순간,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향방을 결정해버린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Radical Candor – What a great boss really meant to be

좋은 보스가 되는 방법에 대해서 Firstround Capital의 블로그에 좋은 글이 올라와서 공유합니다.

한마디로, 솔직하게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가이드를 줄 수 있는 사람이 좋은 보스라는 것입니다. To be specific, Radical Candor라는 것은 Challenge Directly와 Care Personally라고 하네요. 결국, 직접적으로 도전하도록 만들어주고 – 문제점을 알려주고 극복하도록 안내하고, 그 이유는 그 사람을 맹목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비난하는 것이 아닌 해당 직원을 성장시켜주고 싶어하는 개인적 욕구 때문이라는 것 입니다.

다만 그렇게 Challenge directly하는 것은 미국 문화에서도 쉬운 일은 아닌 듯 합니다. 그 비판이 사람이 아닌 ‘행동’에 대해서 집중된다고 해도 감정적으로 서로 말하거나 듣는 사람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이 부분은 정말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합니다 – 글을 읽으면서 정말 공감했습니다. 좋은 게 좋은 것인 문화에서는 자신이 가진 틀 안에서, 그만큼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될 테니까요. 문제는 이렇게 서로에게 Radical Candor을 할 수 있는 문화가 조직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 읽은, 스타트업에서는 자존감이 높은 직원을 채용하라는 말과도 echo가 되네요. 결국 자존감이 낮은 직원의 경우 타인의 지적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으니까요)

HHIPP: “Radical candor is humble, it’s helpful, it’s immediate, it’s in person — in private if it’s criticism and in public if it’s praise — and it doesn’t personalize.” That last P makes a key distinction: “My boss didn’t say, ‘You’re stupid.’ She said, ‘You sounded stupid when you said um.’ There’s a big difference between the two.”

우리 조직의 문화에 들여다보면서, 한가지 개선 사항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매번 스프린트가 끝날 때마다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사실 ‘아쉬웠던 점’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일하는 diplomacy차원도 있지만 공개적으로 어떤 부분을 개선하고자 하는 부분이 – 그렇다면 필연적으로 someone is responsible for that – 지적되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성장을 위해서는 좋았던 점도 중요하지만 아쉬웠던 점에 집중하고 개선해 나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어쩌면 저희같이 작은 조직은 작은 아쉬운 점도 상당히 critical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추후에, Radical Candor를 적용하고 다시 내용을 공유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