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

최근에 들었던 말 중에서, (필터빼고) 곱씹어보다 여기에 적어두고 기억해두고 싶은 부분이 있어 정리해본다.

“나는 내가 아름답게 보기로 한 것은, 아름답게 봐. 누군가의 눈에는 아름답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내 눈에 아름답게 보일 수도 있으니까. 내가 아름답게 보기로 결심했다면, 그건 누군가 아름다워서일 수도 있지만 내가 아름답게 보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 아닐까.”

초기에 하는 고민들

극초기에 해야하는 수십가지의 고민/목표 들이 있는데, 크게는 2개의 고민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1) 좋은 팀을 빌드할 수 있는가, 2) MVP를 가장 빠르고 저렴한 방법으로 도달할 수 있는가

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팀과 함께 해야 한다. 좋은 팀은 산업을 이긴다. 하지만 팀 세팅은 사업의 목적이 아닌, 가장 훌륭하고 유일한 도구일 뿐이다. 특히, 요새는 좋은 엔지니어를 합류시키기 위한 비용은 계속 오르고 있다. 시장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고, 엔지니어들에게 더 좋은 대우를 해주는 곳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요즘 같은 시기에 괜찮은 엔지니어들은 어느 곳에인가 full timer로 있고, 리스크를 풀로 같이 가져가기에는 좋은 분들에게는 대안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 처음부터 같이 risk-taking하려는 분들을 찾기가 더 어려운 것 같다. 사람이야 늘 등 따숩고 배부르면 마음 가짐이 달라지는 것이 정상이니까.

더 조심스러운 것은, 팀 빌딩이 되었는데 MVP 검증이 되지 않은 경우이다. 팀이 생기다보면, 팀을 위한 부수적인 일들이 생긴다. MVP 전이라면 우선 팀을 먹여살릴 현실을 해결해야 하고(펀딩), 팀이 같이 일할 공간도 생겨야 하고, 팀이 같이 일하는 방법(문화)에 대한 고민도 생긴다. 때로 먹고사니즘을 고민하기 위해 정부 지원사업에 발을 들였다가 끊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도 Product Market Fit (PMF)가 끝나지 않았는데 팀을 확장했다 끝내 PMF를 찾지 못한 경우가 많다. 사실 최근에 읽은 First round capital의 초기 스타트업이 할 수 있는 실수에 관한 글 (링크) 를 읽다가 이러한 내용을 잘 정리해 놓은 것 같아 이런 생각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Hiring ‘smart’ engineering talent that is wrong for your startup.
Spending tons of time thinking through product bells and whistles.

결국 사업에서의 1차적인 목표는 MVP 검증이다. 문제는 정말 PMF를 맞추고, 혹은 점차 맞춰가면서 잘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린다. 때로는 뼈를 깍는 노력으로 pivoting을 해야할 수도 있다. 그 오랜 시간을 외롭지 않게, 그리고 머리를 맞대가며 어려운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팀과 동료가 있는 것이 아닐까. 초기 멤버란, 그 무엇보다도 아마도 그 고민을 같이할 수 있는 존재일 것이다.

Being thoughtful

Early hire과 관련하여, 가장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 좋은 사람이 많지 않다, 좋은 사람이란 무엇인지 등의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고민은 차치하더라도 – 시간을 내어 마음 속 걸리는 부분을 정리해보기로 했는데 의외로 단순하고 나다운 지점에서 고민거리가 나를 막고 있었다. 이를테면, 누군가가 나와 같이 하겠다 마음을 먹었을 때, 기쁘고 든든한 마음이 들면서도 계속 마음 한켠이 부담스러웠다. 이렇게 risk가 높은 일을 함께 하게 되는데, 내가 저 사람의 인생을 이렇게 흔들어도 되는 것일까. 혹은, 내가 그럴 만한 사람일까.

“지연아, 누군가는 그런 네 마음을 보고 배려심이 깊다, 책임감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오히려 아닌 것 같아. 물론 배려심이 있고 책임감이 있는 네 성품은 이해하지만 오히려 지금 너는 일종의 선민의식에 사로잡힌 것 같아. 네가 이야기한 상대방은 스스로의 인생에 대해서 그 사람이 자주적으로 결정을 내린 것이고, 너는 그 사람의 결정을 존중해서 최선을 다해 네 일을 해야하는 것이지, 그것의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느끼는 것은 오바야. 너는 그 사람에게는 명백한 타인이니, 니가 타인이 내린 인생에 대한 결정의 좋고 그름을 논의할 위치는 아니거든”

그렇다. 남의 결정을, 결정의 결과를 책임질 수는 없다. 할 수 없을 뿐더러, 그 결정의 좋고 나쁨을 현 시점에서 판단하는 나는 어쩌면 아직도 오만한지도 모르겠다. 내 책임의 범위는 내가 말한 내 행동의 약속한 바를 지키는 것이겠지, 오바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