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결정 방법

나는 집단지성을 많이 신뢰하지 않지만, 의사결정 체계로서 다수결은 종종 의미있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굉장히 모순적으로 들릴 수 있을 거 같은데, 우리가 하는 결정에는 ‘더 나은 결정’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자기결정권’이 더 중요한 경우도 있다는 말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면,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재건축에서는 소유주의 동의율을 통해 ‘다수결’을 통해 진행한다. 일견 이상해보일 수도 있는 것이, 일반 소유주 입장에서는 도시정비사업 추진을 위한 복잡한 관련 법령을 알기도 어려우며 설계 및 감리 등 일반인은 알기 어려운 사항에 대해서 특정 전문가가 아닌 다수의 의결을 따르는 것이 항상 좋은 결과를 내지 않을 수도 있음을 너무나 직관적으로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전문가라고 해서 항상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지만, 이해관계 조정만 된다면 전문가가 더 좋은 판단을 내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조합방식이 아닌 신탁방식의 도시정비사업을 최근 정부에서 더 장려하고 있다고도 생각한다)

추측하건대, 공동주택에서 해당 토지를 공동으로 소유한 토지를 개발하는 사업의 성격 특성 상, 자기결정권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에 모든 구성원이 각자의 토지 지분만큼의 의결권을 가지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던 것 같다. 집이라는 대상을 투자로 본다면 자기가 투자한 지분만큼 의결권을 가지는 것 또한 너무 자연스러운 전개이다.

그래서 그 안에서 싸움이 나더라도, 플랫폼인 우리는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 되었다. 누가 더 나은 의견인지 올바른 판단인지 제 3자는 알 수도 없을뿐더러, 판단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플랫폼의 역할은 다수결의 의견이 잘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있지, 누구의 의견이 누구보다 맞다 틀리다를 판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도시정비사업을 진행하며 조합 내의 의사결정 방식과 체계가 현대정치와 많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어쩌면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맥락과 이런 점에서 상통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회사의 의사결정 – 수평적인 회사 문화와 수직적인 의사결정

그런데, 회사 내에서의 의사결정은 구성원의 ‘자기결정권’보다는 ‘더 나은 결정’이 중요하다. 그리고 ‘더 나은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모두가 같은 능력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회사가 ‘팀’으로 내리는 결정은 회사 내의 구성원 한 사람이 가진 능력보다 더 훌륭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일종의 딜레마에 빠져있다.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아마도 ‘팀’으로 성공한다는 것은 이 한 문장으로 설명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렇기에 (보통 이런 고민을 가장 치열하게 많이 해왔던 많은 글로벌 IT회사에서) 수평적인 회사 문화를 견지하면서도 수직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은 이런 고민에서 나온 것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고 있다.

다만, 이 부분이 많은 경우 곡해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종종 채용 인터뷰 시, 이직 사유를 물어볼 때 ‘의견을 개진하라고 했는데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어요’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 점차 조심스러워지는데 – ‘왜 반영이 되지 않았나요?’라는 질문을 대개 follow up으로 하고는 있지만 – 회사는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부분을 많은 인터뷰 참가자분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의견 개진을 하는 것은 자유지만(freedom of speech) 모든 사람의 능력과 책임은 같지 않기에 의사결정의 체계(chain of command)가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뛰어난 의견이 계속 개진되고 있음에도 반영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런 회사의 리더와 조직의 미래는 밝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그런데 많은 회사의 경우 의사결정이 수직적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우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방법을 어떤 식으로든 만들고 있다. 이는 일하면서 가능하다면 구성원들의 authority와 ownership을 확보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정말 의미있는 의견이 나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리더가 더 많은 결정을 한다는 것은, 더 많은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리고 더 많은 책임을 진다는 것은 가능한 모든 리스크를 계산에 넣고 승부를 봐야 한다는 뜻이며 그렇기에 수평적인 문화를 통해 의견을 받는 것은 가용한 모든 자원 안에서 팀이 최선의 결정을 내린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무엇이 행복인가

생각보다 내 행복은 소소한 것들에 있다.

푹 자고 일어난 개운한 하루의 첫 시선 앵글 안에 좋아하는 사람이 보이고, 아침에 내려준 산미가 강하지 않은 고소한 드립 커피를 마시면서 수다를 떠는 것도 좋고, 맑은 하늘이 잘 보이는 카페에서 노트북을 켜놓고 일하면서 모르는 부분들을 정리해 나갈 때, 무엇인가를 성취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도 그 시간들이 소중하고 즐겁다. 다음 주도 잘 지내보자, 지연아.

아이와 나의 바다

9월에는 단 한번도 글을 퍼블리싱 하지 못했다는 것을 오늘 알았다. 9월이 참 힘들었나보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쉽지 않은 시간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감사할 일들도 쌓여가고 있다.

언제쯤 나는 단단하고 튼튼한 사람이 될까, 아니 되기는 할 수 있을까 언제라도.

그래도, 나는 최선을 다해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사람으로 성공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나를 통해 세상을 바꿔보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있지만, 그러면서도 지치는 날도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가끔은 삶에게 지는 날들도 있겠지. 또다시 헤메일지라도 돌아오는 길을 알아.

최근 정리한 생각들 – HR 원칙 :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인가?

처음에 이걸 정리하고자 고민을 많이 했다가 여러가지 이유로 미뤄두었다 다시금 정리하게 되었다. 아마도 2023년 8월 28일까지의 경험이 정리된 내 개인적인 선호도일테지만 당분간은 시간이 지나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아 한번쯤 발행해본다.

최소한 바라는 것들 (Required)

  • 자기주도성 = ownership = 몰입
    • 스스로 제품의 부족한, 아쉬운 부분을 계속 고민함. PO 가 정해주기 전에 스스로 제품의 부족한 점들을 backlog에 넣을 수 있어야 함 (당장 개발를 하는 이슈가 아님)
  • 최고를 추구해야 함 = 특히 채용은 타협하지 않음. hire and develop the best
    • 우리 상황이 이렇기에 이 정도의 지원자면 충분하다는 태도는 아니어야 함
  • 설득할 수 없다면 설득 당해야 함 = disagree and commit
    • leaders are right, a lot = 리더는 팀원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하고, 설득할 수 없다면 정해진 결정을 따라야 함
  • 스스로를 증명해야 함 = Earn trust
    • 자리를 통한 권한부여가 아니라, 솔직히 공유하고 주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며 스스로가 팀원의 신뢰를 획득함
  • 동료에게 좋은 peer pressure를 줄 수 있어야 함 = 일은 즐거운 것이고, 더 나은 커리어를 갖기 위해 노력함

달성하기 어렵지만 바라는 부분 (Preferred)

매니저 입장에서

  • 좋은 코치가 되어야 함
    • 건설적인 피드백을 주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개인적으로 라포를 형성하며, 팀원에게 extra mile을 갈 수 있도록 적절한 동기부여를 함

리더십 입장에서

  • 인재를 불러모을 수 있고, 인재가 따를 수 있어야 함
  •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사람 – 리더의 기분은 조직의 기분을 좌우함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 (Not allowed)

  • Chain of Command = 최종 책임자를 설득하지 못하는 것은 ‘관점의 차이’가 아님
    • 제품 기획의 관점에서 있으면 좋을 거 같은 기능 = 설득되지 않음. 어떤 가설을 검증하려는지, 왜 그 가설을 검증해야하는지 이유가 없다면 행동하지 않는 것이,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은 선택을 만들음
  • 부적절한 행동 규범을 가짐 = 같이 일하기 위해,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야 하는 사람
    • 코어타임을 준수하지 못해서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면, 그 사람이 없어지는 것이 조직을 위해 더 나은 결정임

Ready, Get set, Go

어떤 일들을 하기 위해서 가장 적합한 감정을 맞춰놓아야 하는데, 요즘에는 여러가지 이유로 ‘시동’을 거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것 같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 그간의 경험으로는 – 묵묵히, 그냥 닥치고 하는 것이다.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닌 게 된다. 일의 의미는 부여하는 사람만이 담을 수 있다.

시니어와 주니어, 그리고 리더십

최근 시니어와 주니어 – 이렇게 양분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내 기준에서 시니어는 ‘(중요한 의사결정의) 위임 delegation이 가능한 사람’이고 주니어는 ‘(중요한 의사결정의) 위임이 불가능한 사람’이다. 위임은 당연히 의사결정과 맞닿아 있다 – 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을 정리하고 내가 그간 잘못 생각했던 부분들을 정리해보게 되었다.

시니어와 주니어의 구별을 보통 ‘연차’와 연관지어 고민을 하지만 – 대체로 ‘연차’와 linear하게 관계가 있지만 – 사실 이러한 위임을 할 수 있는 팀 내 인력에게 여러가지 요소가 요구되는 것 같다. (그리고 시니어 = 매니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시니어’라도 매니저가 아닐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주니어라는 존재가 entry level에서 주어지는 상태와 같은 것이라고 한다면,

  • 하드스킬 졸업 = 주니어 졸업

당연히 자기가 맡은 일을 완결성 있게 끝낼 수 있는 정도의 숙련도가 있어야 하겠지만, 당연히 그것이 ‘시니어’라는 조직 내 상위 레벨로 올라갈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은 아니었다. 어쩌면.. 나는 당장의 문제해결이 중요하다는 생각만 하다가 연차 중심으로 시니어와 주니어를 구분해버렸고, 거기서 큰 실수를 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당연하게도) 자신이 맡았던 분야에서 스킬셋이 쌓일 수 밖에 없고, 그렇기에 연차를 중심으로 시니어와 아닌 사람을 구분했던 것 같다.

오히려 연차가 아닌, 다음 2개의 자격이 ‘시니어’로써 갖춰야 할 항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리더십
  • 답이 없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함
    • 1) 중요한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하는 능력
    • 2) 문제의 원인 (root cause)를 분석하고 파악할 수 있는 능력
    • 3) 위의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솔루션(resourceful)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능력

물론 자기가 맡은 일을 완결성 있게 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이 위의 2가지를 갖추지 못하면 사실상 조직 내에서 ‘시니어’라고 불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시말해, 답이 있는 문제 (답이 쉽게 보이는 문제, 구글링해서 해결 방법이 나오는 문제..) 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으면 주니어 단계는 졸업했다고 볼 수 있으나 그게 ‘시니어’는 아니었다.

‘시니어’라는 존재를 조직 내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이끌어나갈 수 있는 존재 – 예. 조직 내에서 ‘*** 리드’, 혹은 C-level로 통칭된다고 본다면 이 위의 2개의 qualification을 갖추지 못했다면 사실 ‘시니어’로써 준비되지 못했다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이 3가지를 다 갖추기는 정말 어렵다.

  • 중요한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하는 능력
    • upward communication 이 필수적이다. 윗 사람의 니즈를 맞추라는 것이 아니라, 회사 내에서는 각 레벨 별 볼 수 있는 문제의 scope가 차이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중요한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upward communication을 잘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 문제의 원인 (root cause)를 분석하고 파악할 수 있는 능력
    • why에 대답할 수 있는 사고 능력
  • 위의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솔루션(resourceful)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능력
    • 예전에 ‘존잡생각’에서 ‘일 잘하는 사람의 특성’에 대해서 ‘resourceful’이라는 용어와 맞닿아 있다. 어떻게든 그 문제를 해결해나가려고 하는 과정,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어떻게든’ 결과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능력과 일맥 상통한다

물론.. 어렵다. 이런 능력을 잘 갖춘 시니어가 시장에 많다고 생각이 들진 않고 이런 사람을 찾고 있다는 내 말에 한 친구는 ‘유니콘을 찾고 있구나’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일들을 겪다보니 오히려 연차가 낮은데도 불구하고 이런 ‘시니어’로써의 능력을 하나씩 갖춰가고 있는 주니어들을 목격하게 되기도 한다.

주변의 주니어를 보면서, 이런 능력이 갖춰지는 어떤 터닝포인트들은 ‘돌파력’과 ‘몰입’, 그리고 충분히 끈기있게 밀어붙일 수 있는 tenacity 였던 것 같다. (물론 타고난 능력치도 있어야 하긴 하지만..) 왜냐하면 이 ‘돌파력’과 ‘몰입’은 연차와 비례하지 않는다. 이 2가지는 사실 스킬셋이라기보다는 일을 대하는 어떠한 태도와 자세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을 거 같고, 심지어는.. 그 돌파력과 몰입된 모습이 리더십을 불러오는 경우도 많았던 것 같다. (저 사람이 하자고 하는대로 따르다보면 정말로 문제가 해결될 거 같은 느낌을 준다던가..)

Outro

그간의 쓰디 쓴 6개월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지금에서야 이런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던 자신을 반성하며, 부디 좋은 시니어를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부디 6개월 뒤에는.. 좀 더 덜 반성하는 글을 쓸 수 있기를 바래본다.

마음잡기

최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은 지인들은 내가 참 좋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럴 수도 있고, 어쩌면 내가 이야기를 꺼냈으니 모든 이야기가 나에 맞춰져있기 때문에, 혹은 나와 듣는 사람의 관계 때문에 나를 좋게 이야기해주는 것 일 수도 있다.

그렇거나, 혹은 그렇지 않거나 상관없다. 내가 마음먹기로 결심한 것은, 내가 지키고자 하는 것들 안에서 성공하기로 했고 그런 성공이야말로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문득문득 감정이 나를 압도하는 느낌이 들었던 한 주 였지만, 이것도 내가 선택한 것이고, 그저 다음 선택은 더 나은 선택을 하면 되는 것.

적어도 나는 정말 사람에 최선을 다했고, 그렇다면 그 관계에 후회가 생기진 않는다.

내가 싫어하고, 힘들어하게 되는 관계에는 적어도 하나의 원칙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 I know it all 의 태도를 가진 사람과는 결코 잘 지낼 수 없는 것 같다. 그리고 편견이 생긴 것 같지만, 그러한 I know it all의 태도를 가진 사람들의 어떤 공통적인 특성이 있고, 나는 그 부분을 바꿀 만한 역량은 안되는 것 같다.

위에 이야기한 것처럼 다음에는 더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 부끄럽지만 기록해놓고, 잊어버리지 않으려 한다.

사람과 팀에 관한 생각

최근에 팀과 사람에 대한 생각으로 머리가 상당히 복잡했다. 무엇이 맞을까 (what’s being right for me?) 내가 혹시 잘못하고 있는 것인가? (What am I missing?) 나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가? (Am I the problem?) 여러 가지 생각이 동시다발적으로 드는데, 어느 것도 확실하게 결론 나진 않았지만 생각을 하면 할수록 확실해지는 것은 하나 있다.

그동안 나는 팀을 다층적 레이어라고 생각했다. 이를테면, 초반에는 다음 그림에서 페이스북과 같은 형태일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팀을 ‘퍼즐을 맞춘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협업을 통해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조직으로 서로의 강점이 다르고, 서로의 다른 강점으로 단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것이 팀이라고 생각했고 그런 관점에서 사람을 만나고 팀빌딩 이야기해왔다. 그런데, 아마도.. 내 생각이 좀 틀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팀 빌딩 관점

그간 여러 대표님들을 만나며 팀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있다는 것을 들었고, 아마도 업의 성격, 대표의 성향, 조직 구성원 성격에 따라서 다르기에 정답이 존재하기 어렵지만 공통적인 이야기들이 존재하긴 했었다

  • 잘하는 사람이 잘함 – 하지만 유니콘 같은 존재
  • 그래도 회사 성장별로 좀 더 각자의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은 있음 – 하지만 시기에 맞는 성장이 어렵다면 다음 스테이지에는 헤어져야 할 수 있거나 회사 성장의 고인물이 됨

또한 성장의 드라이버로 좋은 팀이 좋은 시장과 좋은 제품을 찾아나가는 것이 정석이지만, 모든 팀이 그럴만한 역량을 갖고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PMF라는 것은 단순히 (단기간에서는) 팀 역량의 합이 아닌, 다른 요소들 (예. 운) 도 있기에.. 그래서 때로는 PMF가 팀의 성장을 이끌기도 하고, (장기에서는) 팀의 역량이 PMF로 이끌어 나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간 결론적으로, 현재에 충실하며 ‘이 친구가 들어오면 회사에, 팀에, 제품에 어떤 value added가 있을지만 생각하려’고 했었고 – 이 조언을 해준 친구는, ‘이 사람이 들어오면 제품 / 고객 관점에서 얼마나 좋아질까’라는 그림이 그려지면 채용을 진행한다고 했었고 – 어느 정도는 여전히 바뀌지 않는 채용에 대한 관점이다.

그러나 하나 달라진 것이 있다면 – 초반에 페이스북과 같은 구조를 지향했으나 현재에는 애플과 같은 계층구조로 생각하고 있다. (그간까지 여러 회사 생활을 거치며 제일 즐거웠고, 또 바람직했던 조직의 방향을 본다면 구글과 같은 계층구조가 장기적으로 좋아보인다 생각했었다) 초반에 페이스북처럼 다층적 레이어로 생각했기에, 사실 초기팀치고는 경력이 있는 사람 위주로 팀을 채워넣고 있었다. 경력자들로 구성된 초기팀에서는 페이스북과 같은 메시구조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6개월 동안, ‘시니어’라는 존재에 대한 내 관점이 산산조각 나면서, 애플과 같은 구조로 전환을 하게 되었고 현재처럼 작은 회사에서의 중요한 판단 기준 중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나랑 맞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시니어에 대한 내 관점의 변화 중에서 중요한 변화 2가지가 있었던 것 같고, 시간이 나면 이 부분에 대해서 추가로 정리해보려 한다. (또다시 드는 생각, 왜 나는 꼭 겪고나서 깨닫는가…)

  • 연차 중심으로 시니어를 생각하는 관점이 틀렸거나
  • 시니어에 대한 과도한 환상을 경계

그런 관점에서 ‘나랑 잘 맞는 사람’에 대한 정의를 스스로 내려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나는 deep thinker를 좋아한다.

나는 어떤 판단을 내리는데 여러가지를 고려하고 결정을 내리는 편인데, 어떤 사람들은 판단을 내리는데 상대적으로 빠르다. 사실 오랫동안 이 부분을 부러워했었고, 어쩌면 사람의 지적능력을 보여주는 indicator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만, 최근 일련의 일들을 겪으면서 지금은 (특정 문제에서) 빠르게 판단을 내리는 것과 지적능력은 상관관계가 없다고 결론짓게 되었다.

조금 더 부연설명을 하자면, 1+1=2처럼 ‘정답이 있는 문제’에서의 빠른 판단은 어느 정도 지적 능력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지만, 정답이 없는 문제에서의 그리고 irreversible한 문제에서의 빠른 판단은 지적 능력을 대변해주지 못한다. 오히려, 이 부분은 지적능력과 관련이 있다기보다는 ‘성향’을 드러내준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때로는 복잡한 문제의 빠른 판단은 낮은 지적능력과도 관련이 있다는 생각도 든다. 깊게 생각하는 훈련을 못 받은 것이기 때문에..)

물론 모든 문제가 같지 않지만 – 베조스 형님의 type1, type2 에서의 type1의 결정처럼 매우 중요한 결정에서의 빠른 판단은 나에게는 곧 ‘성급한 판단’과 같은 의미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문제를 다양한 요소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 내 입장에서는 충분한 why 없이 결정하는 것 – 결정을 내리는 사람과는 적어도 잘 어울리기 어려운 것 같다. 그리고 적어도 전략이나 제품기획 등의 영역에는 deep thinker가 필요한 것 같다.

나랑 비슷한 가치관 (value system)을 지닌 사람을 좋아한다

가치관이라는 것은 너무 포괄적인 용어이기에 조심스러웠는데, 이를테면 가치관은 어떤 한 사람의 세계관이다. 이 세상은 선한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는가, 또는 악하게 태어났는가 생각하는 것도 그 사람의 세계관이다. 크게는, ‘일은 즐거운 것이다’라는 것도 비슷한 가치관이라고 할 수 있는 것 같다. 스스로의 일을 성취해나가며 얻는 보람을 큰 우선순위로 두는 것이 중요한 사람이어야 할 것 같다.

나는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일에 한정지어 정의한다면 ‘나는 스스로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예를 들면, 이 일을 하다보면 수많은 힘든 일이 발생한다. 그리고 위의 이야기 중에서 ‘일이 즐겁고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러한 힘든 날들은 더 크게 다가올 수 있기에, 스스로의 기분을 컨트롤 할 수 있게, 그 힘든 날 중에 스스로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어야 좋을 것 같다. 어쩌면 사소한 것에서 행복함을 발견하고 주변에 전파할 수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Outro

정답이 어디있으랴, 하지만 2023년 7월 말 시점의 내 결론은 우선 여기까지 온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