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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설립 이후 약 9.5년이 지난 후 제프베조스의 영상

  • 모든 이야기의 귀결은 고객에게 주는 혜택, 고객이 5-1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원하는 것을 경쟁사보다 더 잘 파악하고, 더 잘 해결하고, 더 변하지 않게 만족시켜 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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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제프베조스가 아마존을 세운지 9.5년 정도가 지난 후 강연을 한 영상을 봤는데요, 너무 좋은 부분이 많아 공유해봅니다. (영상 내 번역 잘 되어 있어요)

아마존의 혁신을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는데요

1.Helplessness – people adapt and feel it is useless (익숙한 것을 극복하기)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더 편리하다고 하고 거기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 처음에 새로운 혁신적인 것도 도입할 때에는 익숙함을 극복하기 위해 더 큰 노력과 저항이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 혁신은 새롭고 편리한 방식을 채택하고 바뀌길 기다리는, 소위 말해 ‘존버’하는 사람들이 가져가게 되구요.

If you encounter a problem for a long enough duration, human are so remarkably adaptive – we don’t even notice them, so great inventors and people they’re very good at ordinary things bother them. It’s very difficult to do to kind of push through this learned helplessness you get used to something.

2. Reject either/or thinking (둘 다 선택하기 – 둘 중의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는 사고는 혁신을 제한한다)

상당히 신선한 사고방식이었는데요. 저는 문제를 해결할 때 항상 근본원인을 잘 찾아야 한다 라고 해석했습니다. 너무나 예가 신선해서 그대로 가져오면

고객의 문의가 늘어남 -> 고객의 문의의 질과 양을 모두 향상해야 함 -> 그렇다면 고객이 문의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다음의 원인들)
1. 고객이 감사를 표하기 위해 (안타깝게도 매우 소수)
2. 고객의 서비스에 대한 불만
3. 고객의 서비스에 대한 궁금함

따라서 고객 문의가 발생하는 근본원인을 해결한다면 – 예를 들어 고객이 문의하기 전에 알 수 있다면, 고객이 물어보기도 전에 궁금한 것을 알 수 있다면, 고객이 불만을 가지는 부분을 개선할 수 있다면 – 고객에게는 더 좋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면서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라고 문제를 새롭게 정의한 부분입니다.

그냥 ‘고객 문의의 양과 질’이라는 것에만 집착한다면 이런 근본 원인을 찾지 못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3.Maximize experimentation


2번과 연결되어 있는 내용인데, 문제를 정의한 후 해당 문제에 관한 솔루션을 찾는 것은 기본적으로 ‘가정’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최종적으로 내 가설이 맞는지 아닌지를 데이터를 통해 봐야 한다고 하는 것이구요.

다만, 아직 이 부분은 얼마집에는 강조하고 싶지 않습니다 (앞으로 서비스가 성숙되며 점점 더 강조될 거 같긴 합니다만) 우리는 가설과 추측이 필요한 영역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digital transformation의 부족한 부분을 메꿔가며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요. 쉽게 말해 커머스에서 물건을 고르고,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하는 과정 중에서 일부가 아직 안되거나 여전히 불편하게 오프라인에 있는 상황이니 기본 고객의 목적한 행동에 맞는 부분을 갖추면서 이런 부분을 강화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4.Obsess about the customer

이 부분도 정말 여러 아티클에서 자주 들었던 내용인데, 다시 들으니.. 또 좋더라고요. 경쟁사를 베끼는 것은 빠르게 변하는 산업에서는 승리할 수 없는 전략입니다. 물론 경쟁사가 뭘하는지, 어떻게 하는지는 지켜봐야겠지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경쟁사가 어떻게 하는지가 아니라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고객이 5-10년이 지나도 무엇을 원하는지입니다. 우리는 그런 변하지 않는 고객니즈를 더 빠르고, 정교하게 맞춰주면 자연스레 경쟁에서 이기게 되는 것이구요.

다시 말해, 1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은, 고객이 아마존에게 원하는 것은 ‘더 많은 선택지’, ‘낮은 가격’, ‘편리함’이고, 저는 처음부터 아마존이 그 핵심 가치를 잘 발견하고, 잘 정의하고, 잘 지켜왔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우리의 핵심 가치를 정의할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잘 고민해서 워케이션에서 같이 이야기 나눠보시죠. 주말 보람차게 보내고 월요일에 봐요!

가을

거의 올해 내내 조금씩 나의 한계를 넓혀가는 느낌이지만 진짜 쉽지 않은 가을이다. 그냥 일들에 내가 먹혀가는 느낌이랄까, 뭔가 설명할 수 없는데 한마디로 요약하면 내가 할 수 있는 이상이 나에게 다가오는데 어떻게든 이걸 해내야 한다.

조금만 더 힘내보자, 아니 오늘 하루 매일 하루하루씩 힘내보자

Strategy over planning

여름 휴가를 맞아 밀린 책, 동영상을 한번에 보면서 생각도 정리하고 있는 중인데, 첫번째로 문화에 대한 글을 썼지만 생각이 잘 정리되지 않아 더 빠르게 정리된 글부터 퍼블리시 해봅니다. 회사의 6개월 전략에 대한 내용을 전체 팀 슬랙에 공유하려 쓴 글의 도입부가 될 듯하여, 간단한 글로 마무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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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게는 계획(planning), 특히나 장기계획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데 (시장도, 고객도 계속 발견하며 절벽에서 뛰어내리며 비행기를 조립해야 하는 과정이니까) 일부 팀원들의 경우 long term planning이 없는 것이 회사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견해를 갖고 있는 듯도 하여 strategy와 planning의 차이를 아래에 정리해보았다.

계획과 전략의 차이

계획(planning)은 우리가 뭔가를 할 것이라는 것을 정하는 것을 말한다 – 예를 들어, 몇 명을 채용할 것이고 이런 제품을 만들 예정 등 – 다시 말해, 계획은 철저히 cost side story이며 분명하게 예상되는 결과가 있지만 그것이 회사가 달성하는 목표를 나타내지는 않는다.

반면에 전략(strategy)은 일종의 특정 가설을 의미한다. 회사가 처한 시장의 위치, 유저의 반응에 따라 특정 가설을 세우고 그에 따라 논리적이고 실행가능한 결과물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strategy has theory, and must be coherent and doable – competitive outcome. If our theory is right about what we can do, and how the market will react, this will position us in an excellent way

따라서 전략이 수립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planning은 정말 위험하다. 왜냐하면 어떻게 유저를 가치를 줄 수 있다는 가설과 시장에 대한 계획도 없으면서 돈/리소스를 쓸 계획만 쓰는 것이니, 정말 위험할 수 있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한다면, 전략이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혹은 전략이 충분히 tweak 되지 않은 상태라면 (스타트업의 경우) 비용을 최소화하면 맞는 전략을 찾아가나는 것이 제일 필요하며, 전략이 변경될 때마다 단기간의 계획을 빠르게 수정해나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전략이라는 것도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가정이기에 유저, 시장의 상황에서 나오는 교훈이 있을 때마다 빠르게 수정하고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회사가 가야할 목표/비전을 설정해놓되, 그 과정을 찾아나가는 전략과 계획은 장기적이기보다는 빠르고 민첩하게 변경해야 한다.

Outro

구체적으로 전략이라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기 쉬운 동영상을 아래에 첨부하며 계획과 전략에 대한 차이에 대한 생각을 끝맺음한다.

2024. 5.30

아래에는 팀 내 슬랙에 공지했던 내용인데, 상반기 회고를 하며 다시금 생각해보고자 블로그에 아카이빙 한다. 2번에서 조금 더 그간 추가된 생각을 첨언한다면, ‘코딩만 잘하는 것이 좋은 개발자가 아니라 코딩은 “당연히” 잘하고, 더 나아가 근본적인 문제를 잘 풀 수 있어야 좋은 개발자이다’


오늘 김태호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 스스로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고, 최근 고민되던 부분에 대해서 정리가 되어 여기에 공유합니다.

1.우리의 모든 행동은 고객(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 존재한다 – 링크한 자료는 당근 첫 회의에서 공유한 발표자료라 합니다

    이 이야기는 사용자라 해달라는대로 모든 것을 다 들어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진정으로 우리의 모든 행동이 고객의 문제를 풀어주는데 쓰이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고객의 문제를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로, 그리고 그 서비스라는 형태는 디자인과 개발이라는 도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쉽게 말해 우리가 만들고 싶어하는 것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객이 정말로 이것을 해결하고 싶어했는지 중심으로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서버엔지니어는 도메인 전문가가 되어야 하며, 프론트엔지니어는 유저경험 전문가,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유저가 생각하지 않아도 (유저를 헷갈리게 하지 않는) 디자인을 고민해야 하는 것입니다.

    2. 성장이란 무엇인가?
    사실 회사의 성장이란 상당부분 정량화될 수 있고 가시성이 있습니다. 계약 수, 유저트래픽, 매출.. 하지만 개인의 성장이란 때로 정의하기 어렵고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바가 다릅니다. 커리어 초기에는 다양한 스킬셋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지만, 결국 우리가 그 스킬셋을 익히고 배우는 것은 어떤 문제(고객의 문제)를 풀기 위함입니다. 다시 말해 위의 고객의 문제를 풀어주는데 그 스킬셋이 (소잡는데 쓰이는 칼, 닭잡는데 쓰이는 칼..) 도움 될 수 있으나 칼에 익숙해지거나, 칼을 좀 더 잘 휘두르거나, 새로운 신상칼을 잘 사용할 줄 아는 것이 성장은 아닙니다. 개인의 성장도 이런 맥락에서 생각될 수 있고, 현재 우리 회사의 상태는 여기저기 산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 자체가 사실 개인의 성장과 직결될 수 있는 좋은 환경입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고민을 많이, 다양하게 한 외국의 IT 회사들에서는 각 레벨 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게 요구되는(기대되는) 부분을 문서화합니다. 쉽게 말해, 성과평과를 받을 때 이 기준으로 받는다 생각하면 되는데,

    • 레벨1: I deliver lots of high quality production-ready code with direction from the team
    • 레벨2: I am prolific at delivering resilient and sustainable software projects from design to implementation and rollout
    • 레벨3: I independently identify and deliver software solutions through a set of milestones spanning a specific product focus or a multi-component system
    • 레벨4: I autonomously deliver ongoing business impact across a team, product capability, or technical system
    • 레벨5: I set the multi-year, multi-team technical strategy and deliver it through direct implementation or broad technical leadership

    (레벨 3정도까지를 보통 주니어로 봅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framework지만 레벨2부터는 code라는 용어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레벨 4부터는 business impact라는 용어가 들어갑니다.

    제가 이번 워케이션에서 인스파이어드라는 책을 같이 읽고 싶었던 것도 이 부분입니다. “기능을 구현하는 것이 아닌 문제를 해결한다”

    3. 위험은 마지막보다는 초기에 대응한다 + uncertainty 보다는 risk가 낫다
    오늘 김태호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눴던 부분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uncertainty와 risk의 차이를 아는 팀이 좋은 팀이다’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제가 고민하고 있었던 부분을 잘 설명해주신 부분이라 정리해서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uncertainty와 risk는 동일하게 부정적인 뉘앙스를 담은 이슈…이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영역에 존재하는 것이냐 아니면 모르는 영역에 존재하는 것이냐에 따라서 다릅니다. 다시 말해,

    • uncertainty: we don’t know that we don’t know
    • risk: we know that we don’t know

    그리고 ‘상대적으로’ uncertainty가 많은 방식으로 일하는 것은 매우 좋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risk는 우리가 문제가 있을 수도 있을 영역을 사전이 인지하고 있기에 risk 자체는 manageable하고 조절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컨트롤하고 준비할 수 있는 부분에 있지만, uncertainty에 있는 영역이 터지면 쉽게 말해 그 downside가 얼마나 될 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 영역입니다. 특히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 – product building방법에서 uncertainty를 늘려가는 것은 제일 하지 말아야 할 방법입니다. 이미 시장환경이나 유저반응 등.. 회사가, 서비스가 갖고 있는 컨트롤 가능하지 않는 uncertainty는 무수히 많으니까요.

    4. 커뮤니케이션과 업무 가시성이 중요하다
    1-3의 모든 부분을 위해서는 팀 내 커뮤니케이션과 업무에 대한 가시성이 정말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정말로 1-3에 팀 전체가 잘 sync되어서 하나의 가치로 나아가고 있는지 매번 확인할 방법은 팀 내 커뮤니케이션과 업무 가시성 밖에 없으니까요. (혹은 다른 방법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제가 생각나는 것은 그것..) 그런 부분에 저희가 지난 6개월 동안 정말 많이 나아졌지만, 저는 충분히 더 개선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 부분을 계속 설파하려고 합니다.

    3주년

    이번 주로 창업한 지 3주년이 된다. 상당히 높은 업무강도를 감당하며 커리어 전반을 지내왔지만, 지난 2개월은 너무나 정신없이 바빠 생각을 정리할 틈도 없는 인생의 그 어떤 순간과 비교조차 안되는 시기였다. 그래도 이 시기를 제대로 정리하고 가지 않으면 너무 아쉬울 듯 하여 3년이 지나가는 생각을 정리해봅니다.

    Do things that don’t scale

    지난 1년,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3개월은 저 유명한 문구가 계속 마음에 맴돌았습니다. 지난 몇 달간은 정말 눈코뜰새없이 바쁘다는 말이 정확하게 어울릴 정도로 정신없는 하루 하루였습니다. 다만, 그 하루하루의 노력이 과연 효율적으로 규모를 키우는데 (Scale up) – 더 정확하게 말하면 우리가 효율적(being efficient)으로 일하고 있는지 – 에 대한 고민이 커져가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서비스의 주 타겟층이 60대, 사실 그 이상이기에 때로는 앱을 설치해주기 위해 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리는 재건축 관련 행사에 팀원들이 직접 현장에 나가서 한명 한명 일일이 설치해주거나 또는 전화를 통해서 앱 설치 자체를 안내해야 하기도 했습니다. 팀원 중 한명은 ‘지연님 우리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해요?’라는 하소연을 하기도 했으며, 그럴 때마다 저도 나름의 고민이 생기는 순간들이었습니다. 창업자로 사실 어떤 특정 순간이나 기간 동안 비효율적이더라도 더 효과적이라면(being effective but not efficient) 견뎌내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과연 언제까지 이렇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그리고 이렇게 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생각해보는 순간이 종종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문득 그 순간 든 생각은, 이렇게 스케일업 되지 않는 일을 할 수 있는 것 (또는 해내는 것) 자체가 큰 경쟁력을 갖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대기업은 이렇게 스케일되지 않는 일은 안할거다 = 이 자체가 진입장벽일 수 있음
      • 아마 적어도 이런 스케일 되지 않는 규모의 일을 하기 위해서는 ‘시간’, ‘인력’, ‘자본’ 또는 그 모든 것이 들 수 있습니다. 다시말해 스케일업이 어려운 특성 자체가 한번 스케일에 도달하는 순간 진입장벽으로 작동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규모라는 것 자체가 스케일을 만든다 = 그런데 그 때까지는 스케일이 안되는 이삭줍기를 해야할 수도 있음
      • 서비스를 발전시키다보니 시간이 지나면 스케일업이 안되는 상황에서도 스케일업을 하는 방법과 요령이 생기고는 했습니다. 원칙을 세울 순 없지만, 무엇인가 돌파구를 만들다보면 자연스럽게 방법들이 신기하게도 생기고는 했습니다.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 잘하기 위해서는 창업자의 지속적인 성장이 필요함

    지난 3년을 돌아보며 정말 아쉬웠던 부분은 첫 2여년 간의 시행착오이다. 이 시행착오는 비전, 제품, 팀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창업자로써의 내 자신의 시행착오였다. 며칠 전 다시 생각해봐도 처음으로 돌아간다면 아마도 실수를 덜하고, 조금 더 잘할 수는 있지만 더 열심히 하기란 무리였을 거 같고, 다시 말해 그냥 나는 내 실력만큼 해왔던 것이기에 누굴 탓할 것도 아쉬워할 부분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사람/팀/채용에 관한 생각은 이미 모르는 부분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경험해야만 더 느끼고 변하게 되는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답이 없는 이 과정에서 최선을 찾으려고 노력한다면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계속 변화시키고, 더 나은 변화를 위해서는 내 최선을 성장시키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으리라.

    시기에 따라 변하는 고민들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몇 달간 정말 모든 지표와 시그널이 좋았다. 그런데 계속해서 우리 잘하고 있는지 고민이 들었다. 아니, 근본적으로 ‘잘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제대로 감을 찾지 못하고 몇 달을 헤메였던 것 같다. 쉽게 말해 무엇을 모니터링 지표로 봐야할지 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막연하게나마 B2B 계약 건 수와 함께 MAU와 Retention을 지표로 삼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마루커넥트를 통해 소개받은 양승화님을 통해 “그런데 대표님, 유저들이 얼마집을 쓰고 성공한다는 게 어떤 뜻인가요?”라는 질문을 받으며 머리를 한 대 맞은 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 제품을 쓰는 고객들, 혹은 유저들이 이 서비스/제품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이루게 해줬는지에 대한 부분을 지표로 삼았어야 하는데 어쩌면 우리는 유저를 피상적으로 대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간 지표 모니터링이 완전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말해, 우리 제품을 쓰는 유저는 ‘얼마집을 통해서 소유주 연락처를 빠르게 모아서(how),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신뢰를 쌓고(how), 동의서를 빠르게 제출(goal)했어요’ 라는 Jobs to be done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런 부분들을 지표 모니터링에 녹여낼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동시에, 최근 수익성과 BM에 대한 고민을 하며 임승현 이사님을 만나 고민을 나누다가 “대표님,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 모델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시기가 되신 것 같아요” 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또 한번 아차 싶었다. (아차하는 순간이 왜 이렇게 많은지..) 유저에게 주는 가치와 그걸 어떻게 수익화할지는 다른 고민이었는데 너무 원론적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또한 다른 스타트업 대표님들과 이야기하며, 좋은 시장이란 객단가가 높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확보된 수익성을 통해 재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싸이클을 보유한 시장이라는 것과, 이런 좋은 시장에서 전략적인 해자가 없다면 결국 시장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큰 경쟁자 (네이버, 카카오 등..) 에게 쉽게 따라잡힐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는 생각도 배울 수 있었다. (다른 분들에게 배우기 전에 알고 있다면 좋을텐데..)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마음, Grit일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 간의 시간을 한 줄로 요약한다면, ‘지금 모른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알아낼 것이고 어떻게든 해결해 낼 것이다’라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제일 중요했던 것 같다. 다행히 3년 간 주변의 여러 도움과 믿음을 통해, 실수는 많았지만 어려워보여도 스스로를 다독거리며 나갈 수 있었다. 그래, 스스로가 스스로를 믿어주지 않는다면 누가 우리를 믿어줄 것인가.

    주니어의 성장 – 회복탄력성, 멘탈, 그리고..

    우리 팀 구성원의 50%는 우리 회사가 첫 회사이다. 어쩌면 회사라는 것이 어떤 곳인지 피상적으로 듣다가 처음으로 회사생활이라는 것을 해보는데서 오는 두려움, 긴장, 그리고 스트레스가 함께하는 것이 눈에 보이고 이 부분을 1:1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다만 아래의 내용은 첫 회사를 들어간 분들 뿐만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주니어로 생각될 수 있는 모든 분들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인 것 같다)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쉽게 포기하지 않기

    실제로 일을 하다보면 계획대로 풀리지 않는 경우가 99%이다. 특히, 모든 것들 책으로 배우거나 (book smart), 이론만을 접하다 실제로 일을 하기 위해 진행하다보면 잘 안 풀리는 경우가 많다. 기획을 해보기 위해 책을 봐도 제대로 이해가 될 리 없고, ‘아 나는 재능이 없나?’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보았다. 그럴 때마다 하는 피드백이 있다 ‘매니저인 제가 포기하지 않았는데, 왜 본인은 스스로를 포기하죠?’

    대부분 ‘아, 나는 재능이 없나봐’라고 생각하는 지점은, 보통 어떤 break through를 만들어야 하나 그 지점까지 자신을 몰아붙이고 훈련할 용기와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는 의지력이 없어서 못해요’라고 이야기라는 경우를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대부분 ‘저는 재능이 없는 것 같아요’ 라고 말한다. (의지력도 재능이라고 말하면 할 말은 없다만..) 물론 정말 재능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그럴 경우 보통 매니저가 먼저 포기한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팀원에게 자기 귀중한 리소스를 쏟아가며 성장을 도와줄 매니저는 없다.

    아, 다시말해 어떤 특정한 일을 매니저가 다시 시키지 않는다면 그건 포기했다고 보면 된다. 알려줘서 일을 맡길 때마다 일이 배가 되어 돌아온다면 그 사람에게는 더이상 일이 가지 않는다. 계속 나에게 일이 들어온다면 그건 어떻게든 돌파해내라는 신호이고, 믿음이다. 만약 그러한 매니저의 믿음을 좌절시키고 싶지 않아 도전하지 않는다면 더이상의 성장은 없다.

    어떤 부분에 좌절해야하는지 분명하기 알기

    1:1을 하다보면 ‘못하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힘들다’ 혹은 ‘일을 처리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요’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직 여러가지 하드스킬이 숙련 단계로 올라오지 않은 주니어 시절에는 그냥 맡겨진 일을 해내는 시간 자체가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주변을 보면서 ‘왜 나는 이렇게 오래 걸리지?’ 혹은 ‘왜 나는 잘 안되지?’라고 생각하고 좌절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이럴 경우, 꼭 해주는 이야기는 ‘좌절할 일(?)에 좌절하는 것이 좋다’라는 이야기를 하고는 한다. 상당히 이상하게 들리지만 주니어의 경우 좌절하지 않아도 되는 일에 굳이 자신을 몰아붙일 필요는 없다는 뜻으로 모든 일의 처음은 항상 어렵고 일이 익숙해지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된다. 다시 말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스킬에 대해서 스스로를 과도하게 몰아붙일 필요는 없다. 누구나 처음은 어렵다.

    물론 새로운 것들을 빠르게 배우는 학습 능력이 좋다면 더할나위 없이 빠르게 성장곡선이 보이지만, 보통 그런 성장곡선은 어떤 지점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럴 경우, ‘지난 주의 나’와 ‘이번 주의 나’를 비교해보라는 사고실험을 한다. (시간이 지나서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스킬은 성장이라 보기 어렵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도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시간이 지나도 쉽게 바뀌지 않는 것들 (어쩌면 히든포텐셜의 character) 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시간이 지나도 리더십은 자연스럽게 함양되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지났다고, 연차가 있다고 그 이유만으로 리더를 맡기는 회사는 리더십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는 편이고, 안타깝게도 대개 그런 경우 리더십은 실패하기 쉽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숙련되어 가는 부분들이 더 나아져야만 하긴 한다. 그리고 좋은 주니어라면 그 속도가 빠르고 가속도가 붙어야 한다 (fast learner) 그게 어쩌면 기본이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남에도 불구하고 숙련도가 빠르게 올라오지 않는다면, 다음의 순서대로 물어보면 방법을 찾기도 한다. 첫번째로 ‘피드백 루프(loop)가 충분히 짧은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있는가?’, ‘배운 것을 충분히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이 3가지의 질문에 답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숙련도가 올라오지 않는다면 쉽게 말해 투입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많다. 다시말해 본인이 엄청난 천재가 아니라면, 20시간 노력하는 사람을 10시간 노력하는 사람이 이기기 힘들다.

    좀 가혹한 이야기일지 모르겠는데, 조금 노력해보다가 접으려는 주니어에게 주는 가장 냉정한 피드백은 ‘본인은 왜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나요?’이다. 남들은 20시간 걸려서 익숙해지는 것인데 무슨 근거로 10시간 만에 익숙해지려 하는가. 차라리 본인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더 많이 노력할 때 (피드백 루프는 짧으면서) 성장 곡선이 빨라진다.

    신뢰기반의 피드백

    사실 피드백을 받는 것이 쉬운 사람은 없다. 성장에 대한 욕구가 있어서 피드백을 원하면서도 피드백 시 멘탈적으로 무너지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1:1을 하며 스스로 회고하며 울먹이거나 눈에 띄게 말이 없어지는 경우가 그러했다. 그런데 오히려 성장하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힘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적어도, 피드백을 받을 때 이런 마음만 조절할 수 있다면 오히려 성장에 대한 욕심이 있기에 충분히 좋은 기회라고 볼 수 있다.

    피드백을 받는 마음가짐은 내가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왜 피드백을 받는 것이 어려울까? 피드백 자체가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 무엇이 부족하고, 개선해야 한다라는 것이니 – 무엇보다도 피드백은 ‘주는 사람’이 정말 중요하고, 그 다음에 ‘주는 사람과 나의 관계’가 또 중요하다. 예를 들어, 주는 사람의 전문성이 없다면 큰 의미없는 (오히려 노이즈가 될 수도 있는) 피드백이 나올 것이고, 주는 사람과의 관계가 좋지 않다면 나쁜 의도를 갖고 피드백이 전달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주는 사람에 대한 검증 및 신뢰관계가 정말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아쉽게도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에서 최근 유명해지며 피드백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졌다. 이 사람이 나에게 어떤 의도를 갖고 자신의 의도를 관철하기 위해 나를 가스라이팅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람의 의도는 판단하기 매우 어렵다. 그렇기에 ‘의도’를 의심하며 피드백을 부정하기 보다는, 전달하는 피드백 ‘내용’이 나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지만 생각해보면 도움되는 피드백을 얻을 수 있고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좋은 마음 가짐을 만들 수 있다.

    Outro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게 된 이유를 몇 가지 곱씹어 본다면 최근에 채용 시 하나의 환상을 갖고 있던 부분에서 벗어나며 – 갑자기 급성장한 회사의 구성원이 대부분 그 성장경험에 대해 높이 평가받고는 하는데,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오히려 그냥 그 구성원 중의 한명이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구성원이 해당 회사의 성장에 어떤 기여를 했는가가 중요하지 않을까? – 생각을 정리해보며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오히려 회사의 성장이 개인의 성장을 앞지를 때, 그 성장의 귀인 (attribute) 를 개인으로 귀결시키며 잘못된 메타인지가 생기는 경우, 심하게는 메타인지가 망가지며 에고가 생기는 경우를 보았기에, 앞으로 그간 어떤 매니저를 만나 어떤 피드백을 들었는지를 채용에서 물어봐야겠다 생각하며 이 글의 마무리를 한다.

    2023 회사 회고

    올 해의 회고를 진행하며, 한국프롭테크가 팀으로 배운 내용에 대해 정리해보았습니다. 2024년에는 더 많은 배움과 성장이 있기를 바라며 한 해동안 여러가지로 응원하고 다양한 기회를 마련해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모든 인연은 소중하다

    올 한 해 우리를 찾아준 유저, 고객들을 살펴보다보니 거의 대부분이 누군가의 소개를 통해 우리를 알게되고, 계약을 진행하게 되었다. 직장 동료의 추천, 혹은 기존 고객의 추천을 통해 서비스를 알게 되었고 아직 적극적으로 외부에 서비스를 알릴 기회를 갖기 어려운 우리같은 작은 팀에게는 (정신적으로도) 큰 힘이 되었다. 누군가 우리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느낌은 초기 제품팀에서는 그 무엇보다도 큰 응원이 되는 것 같다. 그렇기에 한 분 한 분 만날 때마다 최선을 다해 우리를 소개하고 우리가 어떤 미션 아래 일하는지 설명하는 것이 당장의 인연으로 이어지지 않다고 하더라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한 해가 되었다.

    그리고, 팀 리빌딩을 할 시기에 도와준 이동욱님, 한기용님, 고재필님을 통해서 정말 큰 도움을 받았다. 사실 세 분에게 처음 고민을 털어놓을 때 외부의 누군가가 우리 문제를 해결해줄거라는 기대보다는, 우리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적어도 내부에서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만 있었다. 세 분 모두 진심어린 조언을 주셨고, 내부에서도 오픈된 마음으로 조언을 들었던 덕분에 2023년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그리고 하반기에서도 여름보다는 겨울에 가까울수록 ‘일이 즐겁다’, 그리고 ‘몰입된다’라는 내부의 이야기가 들려오게 되었다.

    진짜 고객을 만드는 것은 내부의 끈기

    B2B로서 계약을 진행하는 과정은 상당히 외부의 변수들이 존재한다. 우리의 이슈가 아니라, 해당 조직 내에 이슈 (예. 재건축 추진 중단 등) 으로 인해 무기한 연장되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예상치 못하게 새로운 서비스의 도입을 반대하는 보수적인 목소리 때문에 계약 직전에 좌절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올 한 해 큰 기대를 안하고 서비스의 업데이트 된 내역들을 꾸준히 공유했던 일부 단지들에서 예상치 못하게 다시금 연락이 오는 것을 보면서 B2B에서 휴면 (dorment) 고객을 살리는 것은 내부의 끈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광고에서 첫번째 터치포인트에서 바로 전환을 이끌어내는 경우는 없는 것처럼, 리소스가 많이 들지 않는 고객 접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한 해였다.

    제품은 팀원 모두가 만들어내는 가치의 합

    어쩌면 올 한 해는 제품에 대한 깨달음 이외에도 팀으로써의 깨달음도 많았었는데, 무엇보다도 작은 팀으로 효과적으로 일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다. 효율적이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효율적인 것과 효과적인 것은 항상 페어로 다니는 단어가 아니며 종종 효과적인 것은 효율적이지 않거나 효율적인 것은 효과적이지 않은 경우가 있다), 모든 제품의 개발 과정에서 전 팀원이 몰입하고 제품에 관심을 가지는 과정이 의미있다고 배우게 되었다. 물론, 제품에 대한 결정을 모두가 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개발자라고 하더라도 내가 만든 제품이 유저의 어떤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느냐를 관심갖고 지켜보는게 제품 자체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팀워크의 부활 – 신뢰라는 것은 서로를 성장시키려는 마음

    올 해에는 큰 에픽 단위의 프로젝트가 끝나면 워케이션에서 팀원들에게 같은 책을 같이 읽고 이야기 하는 방식을 도입했는데, 가장 첫 책으로 팀워크의 부활 (5 dysfuctions of a team)을 선정했다. 이 책은 한기용님으로부터 추천받아 읽고, 여러 번 읽으며 우리 팀을 돌아보게 되었던 책인데, 무엇보다도 가장 마음을 울렸던 것은 다음의 구절이었다.

    ‘신뢰’란 모두가 내 편이라는 생각과는 다른 겁니다. 서로 신뢰한다고 해서 상대에게 압박을 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신뢰란 팀 구성원이 언제 동료를 압박해야 할 지 그 때를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팀에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일을 하는 것입니다.

    압박을 하되 존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는 한다는 마음가짐으로요.

    팀워크의 부활, P.307

    팀빌딩이 왜 필요한지, 개인적으로 다가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많은 부분 간과했었지만, 회사란 어쩌면 많은 시간을 보내는만큼 회사라는 공간은 각 팀원에게는 자아실현을 하는 공간, 자기효능감을 느끼는 공간이자 관계를 맺는 곳이고, 팀으로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갈 때 감정적인 유대감이 서로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미션과 비전은 선택하는 것 – 우리가 우리를 믿는 것

    올 한 해 감사하게도 이런 저런 상(부동산원, 국토교통부장관상)을 수상할 기회와 과제 발표가 있었는데 종종 발표 평가 중간에 너무 속상한 피드백을 받기도 했었다. ‘누가 그 서비스를 쓸까요?’ 혹은 ‘시장이 그렇게 빨리 변할까요?’라고 레거시가 강한 시장의 특성 상, 서비스의 방향성과 필요에 대해서 동의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시장에 잘 침투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피드백이 많았다. 물론, 여전히 믿지 않는 유저, 시장참가자들도 다수 있지만,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믿지 않는다면, 이 방향으로 시장이 변할 거라고 믿는다면 한번 도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도 이런 고민 끝에, 5월에 비전/미션/서비스 로드맵에 대해서 러프하게나마 그림을 그리고, 유저의 피드백을 열심히 들으며 문득 11월에 하반기 점검을 위해 다시금 해당 문서를 열며 그간 ‘도시정비사업을 빠르고 투명하게’라는 미션 아래 세워놓은 개별적인 개발 로드맵을 11월까지 거의 그대로 지키고 있는 것을 확인하며, 놀랍게도 5월에 중요하다고 생각한 순서대로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사실 이 경험은 너무 놀라워서, 내부적으로 회의를 하며 ‘6개월 간 이 문서를 보지 않았는데, 그 때 중요하다고 한 순서대로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며 우리의 방향은 맞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우리의 앞으로 고민은 ‘속도’를 어떻게 높여나갈 수 있을지, 그리고 이 제품으로 어떻게 수익화를 성공적으로 할 지가 될 거 같습니다’라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우리가 우리를 믿지 않으면 누가 우리를 믿어줄 것인가, 그리고 우리를 먼저 믿어준 고객들을 생각한다면 우리가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것은 너무 부끄러운 일이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물론 레거시가 강한 이 시장에서의 불신, 그리고 아직은 변화의 시기가 도래하지 않았다는 회의감은 계속해서 스스로를 증명할 수 있을 때까지 이겨내야 하는 것이고, 내년도 우리의 과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직의 모습은 정답이 없다 – 리더십과 시니어에 대한 환상

    리더십과 시니어에 대한, 더 나아가 팀의 구조에 대해서 완전히 생각을 바꾼 한 해가 되었다. 사실 정답은 없는 문제이지만, 우리 상황에서의 최적화된 구조는 있을 것이고, 완전히 새로운 팀 빌딩의 관점을 갖게 되었다. 물론 이 고민과 깨달음은 대표인 나만의 깨달음일 수도 있겠지만, 초기 스타트업에서 대표의 깨달음은 곧 회사의 깨달음으로 이어지기에 같이 포함시켜 정리해본다.

    오히려 초반에 경력이 많은 시니어 중심으로 팀을 구성하려고 하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그간 ‘연차 중심’으로 생각했던 시니어와 리더십에 대한 관점을 완전히 탈피하게 되기도 하였다. 다시금 초기 팀에 더 맞는, 좋은 멤버란 어떤 사람일까 생각을 정리하게 되기도 하였다. 오히려 경력이 좀 더 많은 사람에 대한 일종의 환상에서 벗어나면서 좋은 풀의 멤버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고, 2024년에 대한 희망을 채워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Outro

    올 해 팀 회고를 진행하며 확실히 2022년보다는 나은 팀과, 나은 제품, 그리고 더 나은 내가 되었다 느껴졌는데 아쉽게도 그만큼의 수치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2024년에는 이러한 질적인 성장 뿐만이 아니라 양적인 성장에 대해서도 즐겁게 회고할 수 있기를 바래보며 이번 회고를 마쳐봅니다.

    의사결정 방법

    나는 집단지성을 많이 신뢰하지 않지만, 의사결정 체계로서 다수결은 종종 의미있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굉장히 모순적으로 들릴 수 있을 거 같은데, 우리가 하는 결정에는 ‘더 나은 결정’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자기결정권’이 더 중요한 경우도 있다는 말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면,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재건축에서는 소유주의 동의율을 통해 ‘다수결’을 통해 진행한다. 일견 이상해보일 수도 있는 것이, 일반 소유주 입장에서는 도시정비사업 추진을 위한 복잡한 관련 법령을 알기도 어려우며 설계 및 감리 등 일반인은 알기 어려운 사항에 대해서 특정 전문가가 아닌 다수의 의결을 따르는 것이 항상 좋은 결과를 내지 않을 수도 있음을 너무나 직관적으로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전문가라고 해서 항상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지만, 이해관계 조정만 된다면 전문가가 더 좋은 판단을 내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조합방식이 아닌 신탁방식의 도시정비사업을 최근 정부에서 더 장려하고 있다고도 생각한다)

    추측하건대, 공동주택에서 해당 토지를 공동으로 소유한 토지를 개발하는 사업의 성격 특성 상, 자기결정권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에 모든 구성원이 각자의 토지 지분만큼의 의결권을 가지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던 것 같다. 집이라는 대상을 투자로 본다면 자기가 투자한 지분만큼 의결권을 가지는 것 또한 너무 자연스러운 전개이다.

    그래서 그 안에서 싸움이 나더라도, 플랫폼인 우리는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 되었다. 누가 더 나은 의견인지 올바른 판단인지 제 3자는 알 수도 없을뿐더러, 판단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플랫폼의 역할은 다수결의 의견이 잘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있지, 누구의 의견이 누구보다 맞다 틀리다를 판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도시정비사업을 진행하며 조합 내의 의사결정 방식과 체계가 현대정치와 많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어쩌면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맥락과 이런 점에서 상통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회사의 의사결정 – 수평적인 회사 문화와 수직적인 의사결정

    그런데, 회사 내에서의 의사결정은 구성원의 ‘자기결정권’보다는 ‘더 나은 결정’이 중요하다. 그리고 ‘더 나은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모두가 같은 능력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회사가 ‘팀’으로 내리는 결정은 회사 내의 구성원 한 사람이 가진 능력보다 더 훌륭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일종의 딜레마에 빠져있다.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아마도 ‘팀’으로 성공한다는 것은 이 한 문장으로 설명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렇기에 (보통 이런 고민을 가장 치열하게 많이 해왔던 많은 글로벌 IT회사에서) 수평적인 회사 문화를 견지하면서도 수직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은 이런 고민에서 나온 것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고 있다.

    다만, 이 부분이 많은 경우 곡해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종종 채용 인터뷰 시, 이직 사유를 물어볼 때 ‘의견을 개진하라고 했는데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어요’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 점차 조심스러워지는데 – ‘왜 반영이 되지 않았나요?’라는 질문을 대개 follow up으로 하고는 있지만 – 회사는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부분을 많은 인터뷰 참가자분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의견 개진을 하는 것은 자유지만(freedom of speech) 모든 사람의 능력과 책임은 같지 않기에 의사결정의 체계(chain of command)가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뛰어난 의견이 계속 개진되고 있음에도 반영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런 회사의 리더와 조직의 미래는 밝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그런데 많은 회사의 경우 의사결정이 수직적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우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방법을 어떤 식으로든 만들고 있다. 이는 일하면서 가능하다면 구성원들의 authority와 ownership을 확보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정말 의미있는 의견이 나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리더가 더 많은 결정을 한다는 것은, 더 많은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리고 더 많은 책임을 진다는 것은 가능한 모든 리스크를 계산에 넣고 승부를 봐야 한다는 뜻이며 그렇기에 수평적인 문화를 통해 의견을 받는 것은 가용한 모든 자원 안에서 팀이 최선의 결정을 내린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채용에 관한 이야기 (제대로 성장하는 스타트업의 비밀)

    한기용님의 최근 이북 (제대로 성장하는 스타트업의 비밀) 을 읽으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나 채용에 관한 이야기였다. 어느 시간 동안은 대표로써 누구엔가 절대 위임할 수 없는 몇가지를 꼽는다면 아마도 3R, 그 중에서도 HR과 IR 아닐까 싶다.

    책의 중간 ‘채용기준선(hiring bar)과 복기’라는 챕터를 읽다보니 내 마음 한 켠도 여러가지 생각에 어지러워졌다. 그간 사실 채용을 잘 해왔다고는 보기 어려울 거 같다. 채용하고 싶었던 사람을 모시지 못한 경우도 있고, fit – fit 이라는 용어를 아직 ‘조직이 바라는 인재상’ 보다는 ‘내가 바라는 인재상’에 가까울 것으로 생각한다 – 이 맞지 않아 후회하는 일들도 있었다. 모든 채용은 성공할 순 없지만 생각보다 회사의 유일한 채용 책임자이자 recruiter인 나의 learning curve가 잘 나왔는지는 모르겠다.

    몇 가지 생각나는 부분

    • 채용 기준선(hiring bar)을 낮추는 것이 제일 위험하다 = 다시 말해, ‘우리한테 이 정도 사람이 최선이야’라는 태도는 자신의 매력없음을 인정 못하는 핑게일 뿐이다.
    • 좋은 태도란, 일정 수준 이상의 학습능력과 의지 = 사실 태도는 삶의 지난 경험에서 어떤 선택과 경험을 해왔는지에서 파악할 수 있다. 그래서 주니어에게는 확률적으로 학벌을 보게 되거나, 혹은 다양한 시도와 경험을 하려고 노력했던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게되는 것 같다.

    그간 내가 했던 실수들 + 해결책

    • 레퍼런스 체크를 하지 않은 것 – 좋은 회사를 들어갔다고 하여, 전부는 아니었다. 좋은 회사도 채용을 실패할 수 있고 해고가 어려운 한국 시장 상황 상 이 부분을 가려낼 수 없다.
      • 해결책: 차라리 3-4년 이상의 임금 상승률을 물어보자
    • 시니어의 경우, 인터뷰를 rigorouse하게 하지 않고 스킬셋만 좋은 리더십을 채용한 것 – 리더십이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며, 오히려 리더십이 없는 시니어는 채용에서의 ROI가 낮은 선택지이다.
      • 해결책: 리더십 롤을 원하는 경우에는 다른 인터뷰 질문을 하자
      • 해결책: 시니어 중에서 리더십 롤을 원하는 경우에는, 채용 후 재협상이 가능한 조건으로 협의한다
    • 태도와 관점, 그리고 가치관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은 것 – 사람은 바뀌지 않고, 초기 스타트업에 맞지 않는 사람이 있는 것
      • 해결책: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적어보고, 그를 바탕으로 인터뷰 질문지를 보강한다.

    무엇보다도 가장 기억에 남는 문구는, ‘일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고, 스스로 동기부여가 가능한 사람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힘내보자, 지연아.

    시니어란 (1)

    그간 정말 시니어에 대한, 누군가를 리드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고, 내가 너무나 나이브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조직 내 c-level을 채용하기 전에 이런 시행착오를 겪고 깨닫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하려고 하지만, 그래도 쓰라린 마음에 하나씩 정리해보려 한다. 아마도 이런 사람을 발견하기 전까지 우리 조직에는 c-level이라는 존재가 없을 것이고, 없느니만 못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조직사이즈를 슬림하게 가져가는데 최대한 노력을 기울일 것 같다.

    자기보다 더 뛰어난 사람을 데려올 수 있어야 한다

    이 부분을 분석해보면, 정말 많은 부분들을 충족해야만 가능하다.

    • 뛰어난 사람을 알아봐야 하고
    • 뛰어난 사람에게 (자신을) 어필해야 하고
    • 뛰어난 사람을 (합류를) 설득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 부분이 가능한 사람인지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다음의 질문]

    • 평소에 누구와 어울리는가?
    • 그들와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가?
    • 홀로 있을 때 어떻게 시간을 사용하는가?
    • 당신의 멘토는 누구이고, 왜 그 사람을 존경하거나 의지하는가? 또 어떻게 의지하는가?

    많은 부분 사람의 선택과 집중, 몰입을 알아볼 수 있고 그로 인한 열정의 단계를 알아볼 수도 있다. 몰입과 열정이 중요한 것은 사람의 시간과 체력은 한정되어 있고, 사람 사이에서 지적인 능력은 차이가 날 수는 있지만.. 아쉽게도 열정과 몰입을 상쇄할만큼의 지적능력의 차이는 일반인 수준에서는 두드러지지 않는다. (천재와 평범한 사람의 차이는 크고 평범한 사람간의 차이는 정말 종이 한장의 차이. 물론 타고난 지적능력이 좋다면 조금 더 수월하게 한단계 올라가겠지만..)

    그리고, 커리어를 조언해줄 수 있는 멘토가 있다는 점도 지적인 겸손과 외부의 자원을 자신의 성장에 어떻게 활용하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요소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조심스럽게도 그간, 외부의 멘토가 없다고 이야기하는 많은 사람들 중에 1) 연차에 비해 인상적이지 못한 성장곡선 2) 낮은 지적 겸손 3) 낮은 자존감을 일부, 또는 동시에 갖춘 경우를 봤는데 이 질문이 1)-3)을 눈치챌 수 있는데 상당히 정확했던 것 같다.

    그렇다면, 맞는(fit) 사람인지 알아보기 위한 방법은?

    설령 훌륭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회사와 맞는지 살펴보는 과정이 정말 중요하다. 세계관이 다른 사람과는 같은 세계를 공유할 수 없기 마련이다.

    [다음의 질문]

    • 왜 일하나요? 내 삶에 대해서 성찰해 보았는가?
    •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요? 왜 그런 사람이 되기로 마음 먹었나요?

    회사의 목표는 신념이 같은 사람, 같은 why를 공유하는 사람을 채용하는 것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start with why p.199) 그것이 어쩌면 컬처핏을 맞추는 과정이다. 이런 고민을 하며 읽은 책, start with why의 가장 인상적인 구절 – 성공적인 남극 원정대를 구한 JD – 으로 첫번째 정리를 마무리하면 될 것 같다.

    “위험한 여정에 함께할 대원 모집. 적은 보수, 혹한의 추위, 몇 달간 이어지는 어둠을 견뎌야 함. 전 일정 위험하여, 무사 귀환 보장 불가. 그러나 탐험에 성공하면 영광과 명예를 누릴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