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tegy over planning

여름 휴가를 맞아 밀린 책, 동영상을 한번에 보면서 생각도 정리하고 있는 중인데, 첫번째로 문화에 대한 글을 썼지만 생각이 잘 정리되지 않아 더 빠르게 정리된 글부터 퍼블리시 해봅니다. 회사의 6개월 전략에 대한 내용을 전체 팀 슬랙에 공유하려 쓴 글의 도입부가 될 듯하여, 간단한 글로 마무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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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게는 계획(planning), 특히나 장기계획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데 (시장도, 고객도 계속 발견하며 절벽에서 뛰어내리며 비행기를 조립해야 하는 과정이니까) 일부 팀원들의 경우 long term planning이 없는 것이 회사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견해를 갖고 있는 듯도 하여 strategy와 planning의 차이를 아래에 정리해보았다.

계획과 전략의 차이

계획(planning)은 우리가 뭔가를 할 것이라는 것을 정하는 것을 말한다 – 예를 들어, 몇 명을 채용할 것이고 이런 제품을 만들 예정 등 – 다시 말해, 계획은 철저히 cost side story이며 분명하게 예상되는 결과가 있지만 그것이 회사가 달성하는 목표를 나타내지는 않는다.

반면에 전략(strategy)은 일종의 특정 가설을 의미한다. 회사가 처한 시장의 위치, 유저의 반응에 따라 특정 가설을 세우고 그에 따라 논리적이고 실행가능한 결과물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strategy has theory, and must be coherent and doable – competitive outcome. If our theory is right about what we can do, and how the market will react, this will position us in an excellent way

따라서 전략이 수립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planning은 정말 위험하다. 왜냐하면 어떻게 유저를 가치를 줄 수 있다는 가설과 시장에 대한 계획도 없으면서 돈/리소스를 쓸 계획만 쓰는 것이니, 정말 위험할 수 있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한다면, 전략이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혹은 전략이 충분히 tweak 되지 않은 상태라면 (스타트업의 경우) 비용을 최소화하면 맞는 전략을 찾아가나는 것이 제일 필요하며, 전략이 변경될 때마다 단기간의 계획을 빠르게 수정해나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전략이라는 것도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가정이기에 유저, 시장의 상황에서 나오는 교훈이 있을 때마다 빠르게 수정하고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회사가 가야할 목표/비전을 설정해놓되, 그 과정을 찾아나가는 전략과 계획은 장기적이기보다는 빠르고 민첩하게 변경해야 한다.

Outro

구체적으로 전략이라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기 쉬운 동영상을 아래에 첨부하며 계획과 전략에 대한 차이에 대한 생각을 끝맺음한다.

Complexity isn’t a vice

오늘 팀에서 조금 불편한 커뮤니케이션이 있었기에 복기를 위해 적어본다. 팀원 중 한명이 다음과 같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 지속적으로 내 마음에 무엇인가 불편하게 느껴졌고, 이런 비슷한 패턴의 커뮤니케이션에 내가 불편함을 느끼는 과거 사례가 있었기에 한번 어떤 부분에서 내가 불편함을 느꼈는지 복기해보려 한다.

1)오늘 *** 이슈가 있었어요 (= 사실)

2)*** 와 비슷한 패턴의 이슈가 발생하고 이것은 문제라고 생각해요 (= 의견)

3)이 원인은 *** 인 것 같아요 (= 판단)

4)그래서 당장 ***을 바꿔야/개선해야 해요 (= 판단)

이야기하다가 나온 불편한 지점을 곰곰히 복기해보니 내가 보통 이런 이야기의 흐름에서 잘 정제되지 않은(깊이 생각하지 않은 결론을) 생각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1)과 2)까지는 충분히 issue raising 측면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3)과 4)로 갈수록 레벨에 따라 ‘보이는 그림’이 다르고 판단하는 사람의 경험의 양과 폭이 다르기에 때로는 대답하기 쉬워보이지만 쉽게 이야기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Don’t jump into the conclusion, because you might be wrong too fast.

이는 살면서 주니어 시절에는 3)이라고 판단했지만, 일하면서 경험의 폭을 넓혀가며 시니어 레벨이 되면 인과관계를 고려하는데 더 많은 것들을 고려하는 복잡성이 더해진다. 그렇다고해서 결정을 미룬다는 의미는 아니다. 3)의 결론으로 가기 전에 ‘우리는 이 판단을 내리기 위해 ***와 ***를 확인해봐야 할 것 같아요’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 (혹은 2)를 좀 더 분석해야 할 때도 있다) 그리고 때로 3)은 중요한 결정을 내포하는 경우가 많기에 (one way door decision) 그 원인을 잘 생각해보는 것이 더 좋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하는 친구들을 deep thinker라고 생각하고 내가 선호하는 타입의 사람인 거 같다. 어쩔 수 없이 나도 사람이니 선호하는 타입의 사람이 있다)

관련해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West wing에서 이런 구절이 있다. (complexity isn’t a vice라는 대사가 나온다. 정말 멋진 대사가 아닌가)

Every once in a while… every once in a while, there’s a day with an absolute right and an absolute wrong, but those days almost always include body counts. Other than that, there aren’t very many unnuanced moments.

Outro

복잡한 내용일수록 문제에 집중해야 하고, 커뮤니케이션은 간결할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생각은 간결할 수 없다. 누군가를 선동하기 위해서는 간결한 캐치프레이즈가 필요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