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회사를 궁금해하던 심사역 한 분에게 소개를 마치고 같이 엘리베이터까지 배웅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문득 나에게 ‘창업하고나니 무엇이 좋은가요?’라고 질문을 했다. 놀랍게도 (or not surprisingly) ‘모든 게 다 제 탓이 되어서, 마음이 편합니다.’ 라는 대답이 나왔다. (사실 대답을 해놓고도 스스로도 이런 이야기를 할 줄은 몰랐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이야기해놓고 보니, 정말 그게 현재 (나에게는) 창업 후 가장 좋은 부분이 맞는 거 같다. 팀원이 기대보다 별로였다면, 채용을 최종적으로 결정한 내가 문제였고 – 내가 사람 보는 눈이 부족했거나, 혹은 내가 온보딩을 잘못했거나 – 결국 모든 문제의 root cause는 나이기에, 내가 나아지고 성장하면 되는 문제이기에 모든 문제에는 복잡한 원인이 없다.
문득 종종 외부에서 내가 다른 분들에게 이야기했던 ‘초기 회사의 경우, 대표의 장점은 회사의 장점이 되고 대표의 단점은 회사의 단점이 된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라고 했었는데 정말 같은 맥락의 생각을 늘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 분은 그 대답을 듣고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실지 모르겠지만.. 내가 뭐 다른 분들에게 억지로 꾸며 이야기하는 것을 잘하는 사람도 아니고, 스토리텔링은 authenticity로부터 나온다 생각하기에 꾸밀 생각도 없기도 하다. 창업 3년차를 가며 정말로 그런 생각이 든다. 돈을 넣는 투자자든, 혹은 커리어를 거는 팀원이든 정말 대표를 믿고 간다는 말에 대해 좀 더 이해하게 되었다. 다시 말해 그 한 사람의 장단점이 녹아있는 단계이니까 아마도 그러하리라. 그래, 나부터 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