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니어와 주니어 – 이렇게 양분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내 기준에서 시니어는 ‘(중요한 의사결정의) 위임 delegation이 가능한 사람’이고 주니어는 ‘(중요한 의사결정의) 위임이 불가능한 사람’이다. 위임은 당연히 의사결정과 맞닿아 있다 – 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을 정리하고 내가 그간 잘못 생각했던 부분들을 정리해보게 되었다.
시니어와 주니어의 구별을 보통 ‘연차’와 연관지어 고민을 하지만 – 대체로 ‘연차’와 linear하게 관계가 있지만 – 사실 이러한 위임을 할 수 있는 팀 내 인력에게 여러가지 요소가 요구되는 것 같다. (그리고 시니어 = 매니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시니어’라도 매니저가 아닐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주니어라는 존재가 entry level에서 주어지는 상태와 같은 것이라고 한다면,
- 하드스킬 졸업 = 주니어 졸업
당연히 자기가 맡은 일을 완결성 있게 끝낼 수 있는 정도의 숙련도가 있어야 하겠지만, 당연히 그것이 ‘시니어’라는 조직 내 상위 레벨로 올라갈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은 아니었다. 어쩌면.. 나는 당장의 문제해결이 중요하다는 생각만 하다가 연차 중심으로 시니어와 주니어를 구분해버렸고, 거기서 큰 실수를 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당연하게도) 자신이 맡았던 분야에서 스킬셋이 쌓일 수 밖에 없고, 그렇기에 연차를 중심으로 시니어와 아닌 사람을 구분했던 것 같다.
오히려 연차가 아닌, 다음 2개의 자격이 ‘시니어’로써 갖춰야 할 항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리더십
- 답이 없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함
- 1) 중요한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하는 능력
- 2) 문제의 원인 (root cause)를 분석하고 파악할 수 있는 능력
- 3) 위의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솔루션(resourceful)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능력
물론 자기가 맡은 일을 완결성 있게 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이 위의 2가지를 갖추지 못하면 사실상 조직 내에서 ‘시니어’라고 불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시말해, 답이 있는 문제 (답이 쉽게 보이는 문제, 구글링해서 해결 방법이 나오는 문제..) 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으면 주니어 단계는 졸업했다고 볼 수 있으나 그게 ‘시니어’는 아니었다.
‘시니어’라는 존재를 조직 내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이끌어나갈 수 있는 존재 – 예. 조직 내에서 ‘*** 리드’, 혹은 C-level로 통칭된다고 본다면 이 위의 2개의 qualification을 갖추지 못했다면 사실 ‘시니어’로써 준비되지 못했다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이 3가지를 다 갖추기는 정말 어렵다.
- 중요한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하는 능력
- upward communication 이 필수적이다. 윗 사람의 니즈를 맞추라는 것이 아니라, 회사 내에서는 각 레벨 별 볼 수 있는 문제의 scope가 차이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중요한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upward communication을 잘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 문제의 원인 (root cause)를 분석하고 파악할 수 있는 능력
- why에 대답할 수 있는 사고 능력
- 위의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솔루션(resourceful)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능력
- 예전에 ‘존잡생각’에서 ‘일 잘하는 사람의 특성’에 대해서 ‘resourceful’이라는 용어와 맞닿아 있다. 어떻게든 그 문제를 해결해나가려고 하는 과정,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어떻게든’ 결과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능력과 일맥 상통한다
물론.. 어렵다. 이런 능력을 잘 갖춘 시니어가 시장에 많다고 생각이 들진 않고 이런 사람을 찾고 있다는 내 말에 한 친구는 ‘유니콘을 찾고 있구나’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일들을 겪다보니 오히려 연차가 낮은데도 불구하고 이런 ‘시니어’로써의 능력을 하나씩 갖춰가고 있는 주니어들을 목격하게 되기도 한다.
주변의 주니어를 보면서, 이런 능력이 갖춰지는 어떤 터닝포인트들은 ‘돌파력’과 ‘몰입’, 그리고 충분히 끈기있게 밀어붙일 수 있는 tenacity 였던 것 같다. (물론 타고난 능력치도 있어야 하긴 하지만..) 왜냐하면 이 ‘돌파력’과 ‘몰입’은 연차와 비례하지 않는다. 이 2가지는 사실 스킬셋이라기보다는 일을 대하는 어떠한 태도와 자세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을 거 같고, 심지어는.. 그 돌파력과 몰입된 모습이 리더십을 불러오는 경우도 많았던 것 같다. (저 사람이 하자고 하는대로 따르다보면 정말로 문제가 해결될 거 같은 느낌을 준다던가..)
Outro
그간의 쓰디 쓴 6개월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지금에서야 이런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던 자신을 반성하며, 부디 좋은 시니어를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부디 6개월 뒤에는.. 좀 더 덜 반성하는 글을 쓸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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