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보면, 분명 이 시간이 나를 성장시키고 있겠지. 다만 조금만 더 체력이 좋았으면 좋겠다. 여전히 80밖에 안되는 능력을 90, 100으로 쥐어짜서 살고 있는 느낌.. 그냥 나는 평생 이렇게 살 것 같기는 하다. 훌륭한 대표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여전히 자괴감도 들고, 여전히 내 스스로에 대한 자기확신은 계속 스스로 세뇌해야만 겨우 채워진다.
상반기 회고도 했고, 느리지만 조금씩 대표로 자각도 하며 발전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하는데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정말 아쉽고 속상하다. 종종 나는 리더로 태어난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런데, 포기하고 싶진 않다.
가끔 힘들 때면 중학교 때 체육 시간이 생각이 나는데, 그냥 나는 정말 다 잘하고 싶었고 그냥 할 수 있는 최선을 항상 다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뭔가 열심히 하면 정말 다 되던 경험이 여러 번 누적되니.. 그냥 열심히 할 수 밖에 없었다. 나를 만난 사람은 알겠지만, 한번도 몸이 튼튼했던 적도, 체력이 좋았던 적이 없다.
체육 시간에 배구공으로 리시브를 제자리에서 60번 해야 A를 맞는 시험이 있었을 때는 그냥 계속 연습하다가 양 손목에 멍이 정말 주먹만하게 들다가 못해 멍이 가시질 않으니 부모님이 놀라서 병원가서 엑스레이 찍자는 걸 설마 뼈 부러지겠냐고 계속 연습하고 결국은 A를 받았던 적도 있었고, 삼단뛰기를 해야하는데 매일 하교하고 줄자 들고 나가서 동네 놀이터에서 연습하며 2m 80을 뛰다가, 시험 당일에 기적적으로 3m 10을 뛰어 A를 맞았던 적도 있다. (물론 해도 안되는 영역도 많았다. 이를테면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한번도 800m 를 완주해 본 적은 없는 듯 싶다.)
솔직히 나도 그 당시에는 내가 A를 받을 수 있을라고 생각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그런데 또 그게 안 될 거라고 생각하고 힘들어하지도 않고.. 그냥 계속 했었다.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항상은 아니라도 많은 경우 그런 내 노력에 좋은 결과들이 돌아왔기에, 어쩌면 지금처럼 내가 할 수 있을지조차 가늠이 안되는 삶에서 지치지 않을 수 있는 것 같다.
It’s fun being 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