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대표의 외로움

초기팀에 경험이 아예 없는 게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닥치는대로 하다보면 가끔씩 정말 현타가 올 때가 있다. 적어도 대표나, 그에 준하는 코파운더 경험이 없다면 절대 모를 일들이 있는데,

– 회사가 크게 돈을 버는 거 같지 않는데 내 월급이 꼬박꼬박 잘 나오고 있고
– 내가 뭔가 회사에 사람을 소개하지 않는데 좋은 사람이 지원하고 있고
– 제품만 만들어놨는데 특별한 마케팅을 안해도 어디선가 유저들이 들어온다면

누군가가 갈아서 그걸 하고 있는 것임을 알아줬음 싶다. 그리고 아마도 그건, 대표라고 생각해도 되고.. 요새 내가 ‘시니어’라고 본인을 소개하며 채용 지원하는 사람들에게 종종 보여주는 차트이다. 이 박스에서 당신은 무엇을 기여할 수 있나요?

(그래서 Khosla 할아버지는 functional hiring을 할 때에도, 이 사람을 hire 하면 다른 부분이 어떻게 개선될 지 상상해보며 채용 고민을 하라고 하셨나보다)

그리고, 나에게 주는 돈은 별로 없는 거 같은데, 회사의 런웨이는 왜 이렇게 빨리 줄어들지 싶을 때도 있을 것 같다. 회사에서 나가는 돈은 보통 연봉의 1.4배를 하면 된다. 연봉 6천을 고용하는 사람을 위해, 회사는 대략 8천4백만원 정도의 예산을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숨만 쉬어도 돈은 나간다.

이런 것들을 척척해내는 훨씬 훌륭한 대표님들도 많겠지 싶지만, 사실 회사를 유지하고 성장시키는데에는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의)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주말에 일해도 즐거우니, 아직은 다행이다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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