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의 실패는 2가지로 귀결된다. 채용해야할 사람을 채용하지 못했을 경우, 그리고 채용하지 않았어야 할 사람을 채용한 경우이다. 한국의 고용시장이 경직된 부분을 차치하더라도 (사실 이 부분이 정말 기업 입장에서는 크리티컬하지만) 팀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채용하지 않았어야 할 사람을 채용한 경우이다.
이를 다시 한번 자세히 설명하면, 채용해야할 사람을 채용하지 못했을 경우에 팀에 생길 수 있는 가장 큰 리스크는 ‘그 훌륭한 사람 덕분에 팀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는 것이지만, 채용하지 말아야 할 사람을 채용할 경우 기존의 채용했던 모든 구성원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더 나아가 그 사람 이후에 채용될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바로 채용에 실패했다고 느낄 수 있는 경우가 무엇일까. 기대했던 것보다 아쉬운 개인 퍼포먼스,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무서운 부분은 ‘바람직하지 않은 문화’를 만드는 사람인 것 같다. 회사에서 문화라는 것은 일하는 방법의 총체적인 방법 (바람직하거나, 적어도 수용될 수 있는 범위라고 여겨지는 그 모든 것들)을 일컫는 모든 방법인데, 이 문화라는 것들은 어떤 사회 규범과도 같아서 한번 그것이 괜찮다, 혹은 바람직하다고 여겨지기 시작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예를 들어, 누군가 회사 돈을 슬쩍하여 개인적으로 썼다고 가정해보자. 회사에서는 해당 직원에게 경고 후 해당 금액을 받아낼 것이다. 만약, 그 행동이 들키지 않았다면 주변 동료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줄까? 설령 적발되어 회사에 경고를 받고 해당 금액이 회수되었다고 하면, 회사는 재발을 막기 위해 규정을 신설해야 할까?
다시 말해 회사에 정말 좋지 않은 사람은, 그 사람 때문에 새로운 일하는 규칙을 만들어야 하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그런 규칙을 일일이 다시 주지시켜야 하는 팀원은, 적어도 high maintenance 범주에 들어가거나 같은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팀원이 아니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어쩌면 올해 가장 힘들었던 결정 중의 하나는, 이런 생각의 바탕에서 이뤄졌으며 어쩌면 당연한 것을 뒤늦게 알았던 내 실수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적어놓는다. 우리 회사에 채용되지 않았어야 할 분이 채용되어, 급한 마음에 잘못된 판단을 한 내 마음을 다시금 되돌아보며, 그 분의 무운과 행복을 빈다.